어제는 오랜만에 동네를 벗어나 여러 선생님들을 만났다. 한 분은 퇴직 후 출판 & 책방을 하신다. 그 분과는 학교 밖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일, 관심 있는 일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학교 밖이지만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익숙한 우리. 그럼에도 이야기의 주제는 언제나 '책, 꿈, 학교와 학교 밖 삶'이다.
또 다른 선생님들과는 학교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 이야기가 주였는데, 한 선생님이 '나 우리 반 아이들이 너무 이뻐'라며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아! 학교 가서 아이들이랑 놀고, 수업도 재밌게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다양한 '나'가 있고, 그것이 어우러져 나다움을 만든다. 어제의 만남을 통해, 나는 오랜 기간 '학교와 학교 밖' 삶을 저울질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학교에서의 삶이 절대적 비율이었기에, 올해는 학교 밖 삶도 경험해 보고 싶어 휴직을 택했다.
3월이다. 교사는 1월이 아닌 3월이 새해의 시작이다. 가장 바쁘고 긴장되며 설레는 시기다.
15년의 세월에 깊이 각인된 3월은, 휴직 중에도 유효한 것 같다. 여유를 누려도 좋으련만, 새 학기처럼 마음에 여유가 없다. 학교 밖의 삶이 어떤 모습일지 두려운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두려움을 오로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가 주는 희열과 고통이겠지.
학교 안이든
학교 밖이든
나는 나다.
모든 경험이
나를 구성한다.
올해도
즐겁게
나답게
살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