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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띠 Dec 23. 2022

부동(不動)은 가장 치열한 움직임

움직이지 않음에 대한 새로운 시선

부동의 1위 ...

부동의 사랑...


'아니 불(부), 움직일 동' 한자에 담긴 뜻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요가에서는 한 동작에서 머무는 것을 부동이라고 한다. 짧게는 3분에서 10분, 20분까지 부동을 하면 몸의 빳빳했던 부분에 숨이 전달 되면서 조금 더 유연해진다. 숨이 쉬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지점에서 가만히 머무르며 숨을 쉬면 어느 순간 숨이 쉬어진다.

그래서 부동은 사실 가장 치열한 움직임을 품고 있다.



세 숨, 다섯 숨, 열 숨.



처음에는 한 번의 숨도 어렵던 몸이 짧지만 열 번의 숨을 버티는 것을 경험하면 스스로가 기특하다. 1미리 정도의 아주 작은 깊어짐이라 제3자가 보기에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몸의 감각은 몸의 주인인 나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기 때문에 그마저도 뿌듯하다.


'부동의 1위'를 지키는 사람들은.

움직임 없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 없이 움직인다. 참 익숙한 표현인데, 부동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만 떠올려봐도 모순된 듯한 의미가 재미를 준다.


그리고 '부동'하며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 또한 말만 부동이지 사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자세의 정렬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움직인다. 균형을 잡는 자세나, 한 동작에서 머물러 있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타임랩스로 찍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의 뜻을 알 수 있다. 5분을 한 자세에 머무르면, 5분의 시간 안에서 수많은 숨과 근육의 움직임들이 있다. 5분의 시간이 흘러가듯 그 시간 안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숨쉬고 움직인다.




반대로 내가 지금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라면 그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조바심에서 비롯된 마음은 아닌지, 아니면 정말 움직임이 필요한 때인지. 성장을 항상 갈망하는 사람은 아마 이미 많은 것을 하고 있음에도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하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압박은 비워야 할 것을 비우지 못하게 해서 결국은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움직이는 것보다 부동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현재의 나'에게 질문해야 한다.

'내가 지금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나?'


수련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세요.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라는 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다고 쉬운 것만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수련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민이다. 지금 여기서 더 해도 되나, 아니면 한 발 물러서야 하나?


낄끼빠빠. 수련에서도 자신의 삶에서도 낄끼빠빠를 잘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낄 때 끼고 빠져야 할 때는 빠지는 기술을 노련하게 연마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숨쉬며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같은 지금의 순간도 어쩌면 발전의 중요한 일부일 수 있다. 부동하고 있는 당신은 사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 오늘도 조바심을 내려놓고 나에게 맞는 움직임을선택한다.


움직임도, 움직이지 않는 것도 모두 응원합니다.

속도만 다를 뿐 우리 모두는 움직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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