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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Nov 20. 2020

할머니가 되면 써 보고 싶은 육아일기

육아 일기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할머니가 되면 쓰고 싶은 육아 일기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기도 하고 아이와의 행복한 시간을 

간직하고 싶어 엄마들은 육아 일기를 쓴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기쁨과 아이 때문에 울었던 안타까움도 절절이 남긴다. 

날짜와 장소도 꼬박꼬박 기록하며 아이와 역사를 만들어간다. 

순간순간 느꼈던 소중한 감정을 기록하다 보면 아이를 보는 나의 눈빛도 마음도 더 행복해진다. 

육아 일기를 쓰는 것은 엄마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아이가 커버린 뒤에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되감기도 안 된다. 

그래서 그 순간에 집중하게 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 육아 일기를 쓰는 것도 매우 소중하지만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마주 이야기’ 써 보길 권하고 싶다. 

아들이 마주 이야기를 실천하는 유치원에 다녔다. 

원장 선생님은 할머니 같은 인자한 모습에 연세가 많으셨다. 

그 유치원에서 무엇을 가르쳤는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마주 이야기를 한 기억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원장님은 아이가 하루 중에 한 말을 입말로 그대로 노트에 적으라는 숙제를 엄마에게 주셨다. 

처음에는 이것을 왜 하라고 하는지 몰랐다. 선생님도 의도를 일러주지 않으셨다. 

아이가 하는 말 그대로 적다 보니 우습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것이 많았다. 

그런데 하루 이틀 적다 보니 아이의 관심사와 나의 반응에 대해 생생하게 알게 되었다. 

하루는 깻잎을 보고 “엄마 낙엽도 반찬이 되네”

“고구마는 형제가 많아요”(고구마를 캐면서)

“책은 내가 심심할 때 찾아오는 친구야” 

나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말들을 아이는 했다.


마주 이야기 덕분에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됐고,

아이의 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엄마가 되었다.

육아 일기는 아이를 만난 소중한 감정을 엄마 입장에서 쓴다면 

마주 이야기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우리 아들이랑은 못했지만 내가 할머니가 되면 아이들 말을 입말로 그대로 기록하는 것은 물론

아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녹음해서 간직하려고 한다.

혼자 있을 때도 들으면서 아이와의 시간을 마음껏 즐기려고 한다. 

그러다 아이가 힘들어 하는 시간에는 말없이 가만히 들려주고,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들으며 행복 해 할 것이다. 

아들들이 써 준 편지들을 간간이 꺼내서 혼자 읽는 재미를 느끼듯이 

손주가 한말을 기록하고 녹음했다가 혼자 듣고,

때론 같이 들으며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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