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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Feb 04. 2021

새로운 글쓰기를 하며

글쓰기로 변한 나 시리즈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30년을 학생들이 쓴 글만 읽었다. 초등 학생부터 고등 학생까지 독서, 논술을 가르쳤다.

책을 읽고 독후감 쓰기는 자유롭게 쓰도록 지도했다.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쓰게 하고 주로 토론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책을 읽어도 내용에 중점을 두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었다. 읽은 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묻곤 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30년 일을 하고 일단락 짓는 시점에 무언가 허전함과 정말 내가 30년 일한 전문가 맞나 하는 회의가 생겨 불현듯 독서 지도 법 책을 출판했다. 이것도 글 쓰기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고 어려서 부터 독서를 제대로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학부모로서 힘들어 하는 부분과 부모가 가지면 좋은 기준과 학생을 지도한 경험을 나누는 것으로 채웠다. 그러나 보니 설명이 주를 이루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과 연관이 되어 있다. 물론 내 교육관과 소신을 드러낸 책이다. 

글은 거의 안 써 본 상태에서 무모하게 책부터 냈다. 책을 내고 나니 글을 제대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수의 질문법’. ‘인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었다. 그래서 한근태 작가님 특강에 두 번 참석하고 글사세(글 쓰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을 신청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평소에 일기조차 쓰지 않던 나는 글쓰기가 쉽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안보이던 나의 모습을 알게 되고 부족한 면도 알게 됐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었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책 읽기를 하지 못했다. 아웃풋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휘발성 책 읽기를 해 온 것이다.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읽지도 않았다. 그 때 그때 필요한 책들을 읽고 간단한 메모만 했다. 서평도 책을 내고 나서 뒤늦게 블로그를 시작하고 간간이 올렸다.  지금도 읽은 책 서평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 

글쓰기를 하면서 책읽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우선, 글쓰기 책을 읽게 됐다. 가르치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위해 읽다 보니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써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몰랐다. 기승전결 글쓰기가 안되고 서론 본론 결론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리듬(운율)도 이론상 가르쳤지 글쓰기에 적용해 보지 못했다. 퇴고를 하기 직전에 소리내서 읽어 본다는 것을 여러 책에서 리듬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사례를 보며 읽다 보니 확연하게 달랐다. 말하듯이 써라. 이런 말을 수없이 들어왔지만 리듬과 관련하여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활용할 수 있었다. 

둘째, 책을 읽는 방법과 태도가 달라졌다. 한 주제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읽게 됐다. 그리고 저자가 언급한 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읽게 됐다. 단순히 좋았던 부분을 필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부분을 글쓰기 소재로 정리하게 됐다. 그리고 어떤 책을 읽어도 나의 분야(공부와 부모의 태도)와 연결 시키곤 한다. 인용할 부분을 자료화해서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셋째, 글쓰기를 주변에 권하고 있다. 심리학과 자아 탐색에 대한 책을 20년 가까이 읽어온 독서 모임 지인에게 글쓰기를 계속 권하고 글쓰기 강좌를 듣게 했다. 책만 읽을 때와 확연히 다를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아직은 글쓰기 환경이 설정돼야 글을 쓰기 용이하기에 강제성이 있는 글쓰기 환경을 설정하고 꾸준히 쓰려고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 말이 있고 노년에 가장 힘든 것이 외로움이라고 한다. 하고싶은 말을 하다 보면 ‘라떼’ ‘꼰대’라는 말을 듣기 쉽지만 글을 쓰면 내 생각을 되짚어 볼 수 있고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글을 쓰기위해 책도 읽고 자신의 시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다. 보통 나이를 먹을 만큼 살아온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수십권도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쓸 소재는 풍부하니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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