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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May 04. 2020

아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지영 씨에게  

아이를 원망하지 마세요

"선생님  애 때문에 제가 일을 그만둘까 봐요."

이런 갈등을 하는 엄마들을 종종 본다.  약사, 주얼리 디자이너, 의사 등  전문직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아이에게 고비가 오거나 입시가 부담스러워지면 더 많은 갈등을 한다. 나는 "다시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한다. 


일은 성취감, 자아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일을 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꿈꿔오고, 공부하고, 사회생활하면서 30~40년 이상을 살이 왔다. 그런 일을  아이를 위해서 그만둔다고 생각한다. 물론 엄마로서 아이가 1순위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아이가 힘들어하고 있고, 엄마인 나는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번 시기를 어떻게 잘 넘겨보자는 간절함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그건 아니다. 더구나 아이를 위해서 결정하면서 아이가 그렇게 해주길 원하는지 물어봤나? 그냥 내가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 


"엄마는 바쁘니까 네가 알아서 좀 해라"라고 지금까지 외쳐왔는데  이제 모든 걸 엄마가 대신해 줄 테니 너는 공부만 하라고 한다. 이제 와서 아이를 기르는 방식을 바꿀 테니  아이에게 다시 엄마 방식에 적응하라고 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이는 자기 생각이 더 많아지고 지금 까지 힘들게 혼자 해오고 엄마 잔소리와 혼도 많이 났는데. 이제 좀 엄마가 없어도 혼자 힘으로 해보려고 하는데 그리고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져 가는데 이제 와사 엄마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겠다고 하면  아이가 좋아할까?

엄마도 쉽지 않고, 아이도 힘들다.


엄마가 일을 그만 두려는 이유를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정말 아이를 위해서 그런 것인가?

나도 직장생활이 힘들고 지쳐서 좀 쉬고 싶은 건 아닌가? 아이에 대한 나의 불안감 때문에 그만두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아이를 위해서 일을 그만 두면 엄마도 힘들고 아이는 부담스럽다. 아이는 지금도 엄마가 하는 말은  잔소리로 들리고 간섭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일을 그만두고 나를 일하듯이 관리하겠다는 엄마가 부담스럽다. 아이도 엄마도 준비 없이 이런 결정을 한다는 것은 정말 아니다. 

만약 아이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관리했는데  아이가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누굴 원망할까? '내가 너 때문에 직장도 그만뒀는데......' 하며 아이에게 왕 부담과 미안함과 죄책감만 심어준다. 그래서 엄마가 아이  때문에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안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일하던 엄마는 집안일이 내게 맞는가 하는 것부터 살펴봐야 한다.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흔히들 애 보는 것보다 살림하는 것보다 일하는 게 낫다고 말하지 않나?


아이를 기르다 보면 아이의 정서 발달은 24개월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초등학교 입학 때가 중요하다. 사춘기와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중학교 때가 중요하다. 무슨 소리인가 입시는 정보력 싸움이라는데 고등학교 때가 중요하다 말들이 많다. 아니다. 아이는 언제든지 엄마가 필요하다.한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다. 엄마인 나도 결혼을 하고 40살이 넘었어도 엄마에게 위로받고 투정 부리고 싶을 때가 없나? 그러니 아이 때문에 일을 그만둔다고 하지 말자.

아이들이 크고 나면 허전함으로 후회하지 않을까? 아이가 내 기대만큼 못해도 그때 아이에게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무엇보다 일 안 하며 아이들에게 올인하는 시간 동안 아이도 엄마도 행복할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일 그만두고 아이와 여행 다니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이는 옆집 아줌마 보고 섣불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열심히 일하고 활기찬 엄마를 아이는 더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 

시험공부하느라 고생했으니 친구들하고 맛있는 거 먹고 재밌게 놀라고 용돈을 주는 쿨한 엄마를 좋아할까? 

시험 끝나고  엄마가 맛있는 거 해 줄 테니 집으로 오라는 엄마를 좋아하는 딸인지 아이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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