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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May 05. 2020

자녀에게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나요?

-오늘도 엉뚱한  짓을 하고 말았어요. 

"재승아, 엄마 친구 승재 알지? 승재는 이번에도 또 일등 했데. 공부도 잘하는 애가 엄마 말도 잘 듣고 잘생겼으니 승재 엄마는 좋겠다. "

이 말을 들은 승재가 

"엄마 , 나도 열심히 공부해서 엄마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게요."라고 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아이는 결코 없다


"그럼 나도 승재처럼 낳아주던가!"하고 화를 내거나

"나도 엄마한테 할 말 많다고 , 민규 엄마처럼 화도 안 내고, 내가 속상한 것도 잘 알아주고 , 사달라는 것도 잘 사 주는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맨날  공부! 공부! 하면서 잔소리만 하고, 다른 집 아들 타령만 하는 엄마가 좋은 줄 알아!"

라며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간다. 서로의 기분이 상했기 때문에 눈에 거슬리는 것은 더 잘 보인다. 연달아 폭발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


교육 전문가들은  자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라고 외친다. 그러나 칭찬하려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칭찬 거리가 없어서 못한다. 그래서 함께 살지도 않는 남의 아들을 마구 칭찬한다. 

공부를 잘해서 모든 것이 다 좋아 보이고 그저 부럽기만 하다. 더구나 엄마가 칭찬한 잘 생김은 전적으로 승재의 노력으로 얻은 것도 아니다. 외모는 부모덕이지 않은가? 왜 잘생기게  못 낳았는지 따지기 않는다면 우리 아이는 괜찮은 아이다.  

내 아이는 왜 이렇게 온통 못마땅할까? 나는 그 집 엄마보다 더 잘해주는데 , 아이는 그것도 모르고 이렇게 엇나가는지 속상하다. 언젠가 책을 읽으며 참 맞는 말이구나 하고  깨달은 적이 있다. 


사람은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4가지 유형을 통해 느낀다고 한다. 

첫째, 나를 지지해주고 인정해줄 때. 둘째, 나를 위해 상대방이 헌신과 보살핌을 다할 때.  셋째, 보상과 값진 선물을 받을 때. 넷째, 시간을 함께 보내며 무언가를 함께 할 때 이렇게 4가지에 수렴된다. 물론 사랑하는 사이에는 이 4가지가 조화롭게 나타난다. 특히 자식에게는 이 4가지 외에 더 많은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그런데 사람마다 우선시하고, 오랫동안 좋은 기분을 유지하게 하고, 다음 행동을 하는데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다 다르다고 한다. 물론 엄마도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고 여건과 상황도 다르다. 가령, 첫 번째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엄마는 두 번째가 가장 중요하고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어서 헌신과 보살핌에 치중한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를 하나하나 다 챙겨주려고 하고 간섭 아닌 간섭?을 하게 된다.  아이는 엄마의 이런 행동이 자기를 못 믿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엄마는 아이의 시험기간에 졸리고 피곤하지만 밤늦게 까지 공부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늦게 까지 함께하며 간식도 챙겨주지만 혹시 아이가 졸기라도 하면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아이가 엄마의 노고도 모른다고 속상해진다. 더구나 엄마가 직장에서도 피곤한 하루였다면 더 힘들다. 


이렇게 어긋나면 엄마의 사랑도 제대로 전달이 안되고 서로 관계도 밋밋해진다. 

우선 엄마 스스로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고 자주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아이의 반응을 살펴보면 아이의 성향을  알 수 있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아이에게 예시를 주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앞에서 말한 것이 아닌 다른 경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 이때 아이의 성향이 엄마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껏 서로 힘든 삐걱거림을 보인 것이다. 아이의 성향을 알았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해주어야 한다. 엄마는 다양하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자다. 

엄마의 방식대로 하면서 아이가 엄마의 사랑에 좋아하고 엄마맘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마의 착각이다. 물론 선물이 필요할 때가 있고, 지지와 응원, 믿음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아이와 갈등이 생기면 아이가 엄마의 노력도 몰라준다고  속상하고 힘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성향과  눈높이다. 그래야 엄마의 무한한 사랑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아이는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성향과 관점도 달라진다. 그러니 고정된 시각으로 계속 하나의 방식만 고집하면 안 된다. 아이를 끊임없이 살피고, 이야기를 통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아이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해주고 , 무언가를 해주면 아이는  무조건 기뻐하고, 엄마의 사랑을 알아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아이를 낳는 것 더 힘든 일이다. 좋기만 한  사랑 표현도 이렇게 힘들고 궁합이 안 맞으면 효과가 덜한데 하물며 잔소리는 효과가 있을까? 

아이들이 엄마가 하는  좋은 말도 잔소리라고 하는 것은 계속 반복해서 하고 변화 없이 똑같이 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말하기 시작하면 그다음 무슨 말을 할지 아이들은 다 짐작한다. 그러니 아무리 "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귀를 닫는다. 마음도 닫는다. 잔소리하는 엄마도  똑같은 말을 해야 한다며 지겨워한다. 



아이와 나는 한 몸인 것처럼 느껴지길 때도 있지만  떨어져 있는 각각의 섬인 것  같은 때가 있다. 그럴 때 다리를 놓고 건너가야 할 사람은 엄마다. 잔소리든 , 사랑 표현이든 오늘도 많은걸 배에 싣고 건너가야 한다. 


이때 아이가 바라던 것을 주려고 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를 때 아이 가 갖고 싶은 선물을 세심하게 고르듯이 사랑 표현은 더 정성을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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