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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May 13. 2020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지금도 이 말이 유효할까?

-우리 아이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면 안 된다.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우리는 이 말을 교육에서 금과옥조처럼 인용하곤 한다. 물론 이 말에 담긴 뜻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래서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가장 바람직한 복지는 우선 굶고 있는 사람에게 한 끼 밥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 자신의 밥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자립) 돕는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그래서 낙후된 나라나 지역을 도울 때 물품을 통해  직접 도움도 주지만,  기술 전수와 환경 개선 등에 힘쓰고 궁극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보니 별 의심 없이 수긍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도 이 말이 유효할까? 고기 잡는 법(공부법)은 너무 쉽게  찾을 수 있고 방법도 다양하다. 과거에는 고기 잡는 법도 중요한 지식이 이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쉽고 자세하게 공유할 수 있다. 따라서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면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고기를 잡고 싶은지? 왜 고기를 잡으려 하는지? 가 중요하다.

 오랜 세월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이 부분이 취약하고 고기 잡는 법도  엄마나 주변 선생님들이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고  아이가 선택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듯하다. 더구나 고기를 잡아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다 요리를 해서 뼈까지 발라 입에 넣어준다.  엄마도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의심 없이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우선 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어쩔 도리가 없다. 그리고 '이번만  이번 한 번만'  하면서 매번 잡아준다. 

그러다 보니 잡는 법도 모르며 쥐어준 낚싯대를 그저 물에 담그고 있다.  



고기 잡는 법 보다 더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고기 잡는 법도 가르쳐 주면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고기를 잡고 싶은지? 어떤 물고기를 잡고 싶은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그러면 그 물고기를 잡기 위한 방법이 더 구체화되고 그 과정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과 좋은 방법도 경험할 수 있고 개선도 할 수 있다.  물론 물고기를 잡다가 불편을 느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 열심히 하지 않는다. 


TV프로'생활의 달인'을 보면 달인으로 소개된 중국집의 탕수육도 겉모습은 비슷비슷하지만 여느 탕수육과 맛이 다르다. 같은 탕수육을 만들지만 자신만의 비법(방법과 과정)이 있다. 그것이 달인이 된 핵심이다. 

달인의 원리는 우선 기본에 충실하고, 절실함으로 계속 연구(방법 )를 하는데 자신만의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찾아낸다. 봐도 믿기지 않고  어떻게 저걸 응용해서 이용할 줄 알았을까 감탄을 하게 된다. 누가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니다. 

기본은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바삭한 식감으로 튀겨주고 그리고 먹고 나서 속도 편한 게 공통된 특징이다. 그런데 이를 살리기 위한 노하우는 다 다르다 그 방법도 하루아침에 찾아낸 것도 아니고 수없이 반복과  수정 보완을 한 결과물이다. 우선 자신이 성취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여러 시도를 한다. 



한동안 서점에는 공부법과 필기법 같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엄마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요즘은 그런 책들이 인기가 시들한 듯하다. 그 방법을 따라 하기에는 우리 아이는 그 아이와  너무 다르고 설령 형식을 따라 한다고 해도 같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같은 학원을 다닌다고 모든 아이들의 결과가 같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1등의 공부법'  책을 보면 엄마들은 암묵적으로 동의 하지만,  아이들은 전혀 생각이 없다. 공부가 쉽다는 말에는 더더구나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주어진 환경도 다양하고 하고 싶은 일도 아이마다 다르다. 혹은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많다.  책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부모나 선생님이 읽으라고 한다고 읽지 않는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는 하고 싶은지. 하기 싫으면 왜 하기 싫은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공부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부터 아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낼 때 아이들은 공부를 한다. 그리고 꾸준히 하기도 아이들은 힘들다. 꾸준히 하기 위해서  공부 동기 즉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자신이 답을 말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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