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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May 20. 2020

아이야, 네가 엄마의 선생님이야

-엄마가 된다는 것은 소통의 달인이 된다는 것  

부모에게 한없이 요구하거나 심지어 요구하지 않은 것도 알아서 해주기에 받기만 해도 불편을 모르며 익숙하게 받으며 살아왔다. 지금까지 사랑을 할 때도 서로 말을 알아듣고, 조율도 할 수 있는 '그'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상당한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되어 난생처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다. 

때로는 받기만 하고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오던 내가  오직 나만을 온전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아이가 생긴 것이다.  느낌, 끌림 이런 것도 내가 살아오면서 축적된 정보다. 그리고 말로 행동으로 확인하고 알아가기도 쉽다. 

그런데 내 아이는 처음부터 소통이 안된다. 아이가 일방적으로 불투명하게 나에게 요구한다. 내가 낳은 아이지만 아이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다. 전혀 백지상태다. 막막하다. 엄마도 아이는 처음이다. 

일방적인 요구와 상황에 내가 (엄마라서) 그(내 아이)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것도 시도 때도 없이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래도 먹이고, 갈아줘야 하는 요구에는 쉽게 적응이 되고 만족시켜 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는 요구를 하나같이 울음으로 표현하는 막막함에 맞춰가야 한다. 그러면서 점차 말보다 먼저  표정과 눈빛으로 서로 알아가고 맞춰가다 보니 엄마는 엄청난 소통의 달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소통 능력이 엄청나게 커지며 인내력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상황에 대처하는  문제해결력도 함께 커진다. 

그래서 아줌마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쉽게 이야기할 수 있고 , 자신의 감정도 드러내기 쉽다. 아이를 키우면서 기본적으로  '폭넓은 공감대 형성'이라는  신 무기를 장착하게 되었다. 아빠는 엄마만큼 육아에 참여하기 쉽지 않고  참여하더라도 총체적으로 모든 것에 관여하지 않으며 일부분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엄마처럼 소통능력이 다양하지 않을 수 있다. 아빠는 잘 놀고 있는 아이와는 잘 놀아주지만 이유 없이 막 울거나 떼쓰는 경우는 아빠도 어쩔 줄을 모른다. 이럴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해결의 몫은 엄마에게 넘어간다. 진짜 소통이 필요할 떼는 엄마가 나서야 한다. 엄마는 위대하다는 말은 거저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 아이가 사춘기 등으로 소통이 힘들다면 울음만으로도 아이의 요구를 알아차리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던 그 능력으로 아이를 다시 보면 어떨까?

지금 아이의 표정과 원하는 눈빛을 외면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원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아이는 화가 나고 당황스러워 짜증을 내는 것인지 모른다. 아이는 내가 원하던 것을 다 해주던 엄마가 내 말은 듣지도 않으려 하고 엄마의 요구사항만 한 가지 두 가지 늘려나가는데 힘들어하고 당황스러워 적응이 인될수도 있다. 엄마는 이미 소통의 달인이다. 많이 커버린 아이도 처음 엄마가 나에게 해줬던 것처럼 그렇게 해주길 바랄 수도 있다. 무조건 이해받고 내가 원하는 것을 엄마가 알아서 해주길 바랄 수도 있다.

한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다.


"엄마는 잔소리꾼이야!"

"엄마는 내 마음도 모르는 바보야!"

꼭 엄마가 엄마의 엄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너는 투정부렸지.

네가 아이었다면 엄마는 몰랐을거야.

할머니도 엄마때문에 슬프고 아프기도 했다는 것을 .

아이야, 네가 엄마의 선생님이야.

"'네가 아니었다면 '/ 글 김별아/ 그림 이장미/ 토토북) 중에서 


이 그림책을 보며 마음이 먹먹했다. 우리 아이들은 나를 키워주는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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