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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회피형 인간 극복하기

회피형 인간을 극복하려는 몸부림

by 휴먼


나는 회피형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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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의 커다란 특징들부터 말해보겠다.

1. 감정 회피함. 그래서 평소에 지나치게 잔잔하며 자기 감정도 모를 때가 있음.

2. 굉장히 독립적인 개인주의자. 힘든 것은 혼자 해결한다 주의. 그래서 남 일에도 신경 안 씀. 너는 너 나는 나.

3. 자기 인생 회피함. 이때까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다 타인의 말에 따라왔음. 수동적인 인생.


각 특징들에서 파생된 결과는 아래와 같다(일단 생각나는 것만)


1. 감정 회피

-감정적 동요가 없으니 일상이 단조롭고 지루함.

-육체적으로 힘들 때마다 감정 억제형 우울장애 올라옴.

-주위 사람들한테 적당한 양의 사랑만 줌. 일부러 그런다기보다 사랑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느낌. 의식적으로 사랑둥이들의 행동을 모방해도 의무적으로 한다는 느낌이 강함.

-연애 감정 진짜 매우 취약.

-절대 감정에 그냥 휩쓸려가지 않음.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돌아오려 함.


2. 개인주의자

-이기적이라는 소리 이따금씩 들음. 근데 본인도 인정함.

-내 시간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효율적으로 쓰고 싶음.

-친구 만나서 노는 것보다 혼자 하루 종일 책 읽으면서 쉬는 게 대체로 더 좋음.


3. 인생 회피

-자기 인생에 조차 정이 없고 집착이 없음. 안 좋은 사건이 터져도 될 대로 되라는 식. 내 일인데 남일같이 굼.

-개인적인 고민이 생기면 일로 회피함. 내 앞에 쌓인 일들은 좋은 도피처가 되어줌. 일 다 하면 일본 애니메이션 보면서 회피함.

-현실과는 동 떨어진 꿈을 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몸부림침.

-자기 미래 생각 안 함. 오늘을 어떻게든 살아갔다면 그걸로 끝.

-굉장한 선택 장애. 자기 인생인데 본인 선택은 언제나 오답이고 남의 선택이 언제나 정답이라 생각함. 자기 선택권을 남한테 떠넘김.


생각나는 건 이 정도다.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들도 느꼈겠지만

맞다.

정말 답이 없다.


인 서울 4년제 이과.

학점 4.46.

과 동아리, 연합 동아리, 알바, 대외활동, 봉사활동, 공모전, 대회, 블로그 운영, 인스타 운영, 운동 등등..

대학에 들어온 지 1년 반, 참 많은 활동을 해왔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답도 없는 회피형 인간이다.


2022년 대학교 2학년의 여름방학, 그 한가운데에서 다짐한다.

이 지긋지긋한 회피형 성향을 어떻게든 고쳐보겠다고.

가능한 6개월 안에 최대한 고쳐보겠다고.


회피형 성향을 극복할 거라고 마음먹고,

일종의 장치로서 연재하기로 정한 ‘22살 회피형 인간 극복하기’ 매거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용두사미면 어떤가.

아무리 그래도 시작은 찬란하게. 출발 부스터라도 쓸 수 있도록.

적어도 회피형 인간이 출발이라도 할 수 있도록.

이 일기는 내 회피형 극복 일지의 첫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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