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백

양초

사랑의 방식

by SONA

불어오는 후덥지근한 바람이 당신의 한숨 같아서, 난 순간 숨을 멈출 밖에 없었다. 내 앞에서 미소가 사라지는 그를 보면 내 마음도 턱턱 막히곤 했다. 나의 말은 이미 가치 없는 고물취급을 당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를 놓아줄 수 없었다. 물론, 그도 놓아달라고는 하지 않았다.


사랑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분명 나의 사랑도 흔하지 않지만 사랑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일거야, 라고 생각하면 편해졌다. 난 그를 분명히 사랑하고 있고 나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줄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의 그것은 도리어 그를 불편하게 했지만 그래도 언젠간 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멈출 수 없었다. 지긋지긋해하는 그를 위하여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을 해 봐도 당장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한 번 더 그에게 전화를 하고, 만나자고 간청을 하며 꾸역꾸역 그를 나와 엮으려고 했다.


그래, 나는 그의 마음 속 꺼진 향초에 끊임없이 불을 붙이려 노력했다. 다시 한 번 타오르기를, 녹아내리고 있는 내 마음과 같아주기를. 여전히 향을 내뿜고 있는 나의 향초와는 달리 그의 것은 이미 심지가 잘린 채 굳어가는 것을 끝도 없이 외면하며 불을 지피려고 노력했다.




매거진의 이전글미련은 남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