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당파당 _ 함께 요리하는 즐거움
얼마 전, 열정대학 내에서 파티를 하는 모임 '파당파당'을 만들었다. 좋은 여섯 사람이 모이고, 저번 주 첫 회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첫 회의를 통해 우리의 첫 파티의 콘셉트를 간단하게 '요리'로 정했다. 무중력지대 두 공간 중, 저번 포틀럭 파티가 있던 대방동 공간이 아닌 G밸리라는 공간에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섯 사람은 그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당일 날, 두 사람이 각각의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어 네 사람이 그 날의 파티를 꾸려나가기로 했다. 여섯과 넷은 규모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긴 했지만, 처음인 만큼 작게 시도를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시 찾게 된 무중력지대. 이 곳은 대방동과 달리 24시간 운영될 뿐 아니라 잠을 자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공간이 포함되어있다는 특이사항이 있었다.
우리 말고도 다양한 사람들이 요리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또한,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실제로 쓰이고 있다는게 신기했다.
우리가 사용할 부엌. 요리 재료 빼곤 없는 게 없는 곳. 심지어 소금이나 기름은 다 구비되어 있다. 기구들이 원형으로 놓여있어 지나가기 조금 어렵다는 점 빼면, 정말 괜찮은 공간이었다.
각종 프라이팬이나 냄비는 물론, 칼 가위 등의 도구도 충실히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따로 기구들을 챙길 필요 없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그 근처에는 대형 마트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10분 이상 걸리는 대형마트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싱싱한 채소, 각종 소스, 햄, 과일 등- 나누어 먹을 생각으로 4인분 이상을 구입했다.
씻고 썰고 자르고- 우리에게 필요한 재료들을 직접 손질하며, 우리의 요리에 설렘을 더했다. 함께 요리하는 즐거움이란, 서로가 가진 방식들을 나누면서 서로의 삶을 엿보는 기회이지 않을까.
정성껏 손질한 재료에 시판 소스를 넣고 조금 더 볶아낸 뒤, 밥을 넣는 것으로 리소토는 마무리했다. 시판 소스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꽤나 예쁘게 완성된 리소토는 우리를 기대감에 부풀게 했다.
원래는 두 가지 요리를 함께 진행하려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리소토 먼저 완성하게 되었다.
소스가 넉넉하지 못해 살짝은 아쉬웠지만 나쁘지 않았던 크림 리소토.
하나를 함께 완성해서일까. 우리가 한 데 묶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하는 활동이, 파당파당이라는 단체의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는 기분은, 생각보다 뿌듯하다는 것이었다.
완성된 하나를 먹으면서, 면을 삶는다.
요리 하나를 완성하고 나니, 나머지 하나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남은 브로콜리와 햄, 버섯등을 볶고 시판 소스를 부어 완성한 토마토 소스.
그렇게 완성된 스파게티. 예쁘게 플레이팅을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정성이 들어가 있기 때문인지 마냥 예뻐 보인다.
한 번 음식이 들어간 뒤라, 차츰 배가 불러왔던 탓인지 다 먹지는 못했다.
그래도 즐겁게 식사할 수 있어 행복했던 저녘.
우리가 다 먹을 때쯤, 엄마처럼 먼저 설거지를 하고 있는 큰오빠.
과일은 깨끗이 씻은 뒤, 손질했다. 과일을 깎지 못하는 나는 왠지 모르게 조금 부끄러워졌다. 여태 사과하나도 안 깎아 본 건, 엄마에게 감사해야 하는 일일까.
밥을 먹고, 곁에 있던 보드게임을 집었다. 즐겁게 몇 게임을 하고 나니 시간은 이미 10시가 넘어있었다.
살짝 아쉬운 마음에 가산 디지털 단지 역 앞쪽에서 간단하게 한 잔 하고 헤어졌다. 파당파당 제 1회 파티는 '사교모임' 측면에선 성공이었지만, '컨셉' 측면에선 성공이라 말하기도 애매하고 실패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느낌이었다.
파티학과, 파당파당이 첫 걸음을 떼었다. 누군가는 그게 파티냐, 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작은 것들이 모두 파티가 될 때까지 파티를 할거라고 대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