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커피 믹스가 말라 가는 향이 난다
하얀 머그잔은 3일째 책상 위에 그대로,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다
변한 것은 차가운 공기 만큼이나 차가 웁던, 형체 없는 너의 무엇-
여름날의 햇살은 어느 샌가 구름에 가려지고
이제는 바라볼 수 없어 나는 또 고개를 떨군다
커피는 마르고 말라 하얀 컵을 거뭇하게 물들였고
3일째,
나는 변하지 않는다
글자들의 나열, 불안정한 그들의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