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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Nov 02. 2015

시린 마음에, 후유증

잊힌 연인도 떠올리게 하는 찌르르한 이야기

사랑 노래가 너무 많다. 길가에서 들려오는 인기 있다는 음악들은 하나같이 사랑을 말한다. '사랑'이라는 것이 위대한 것은 알겠지만, 가끔은 너무 과도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랑과 관련된 음악들은 대체로 무난하게 괜찮은 편이다.


프롬이라는 인디가수의 후유증이라는 노래는 이별과 관련된 음악이다. 사랑 후 오는 이야기이니, 어쨌든 사랑과 연관된 음악인 셈이다.


이 곡은 이번 연도 4월에 나온 곡인데, 당시 쌀쌀한 봄 날씨 때문에 살짝은 차가운 공기가 섞인 듯한 음악이다. 그러나 이 곡은 요즈음 더 생각이 난다. 요즘 같은 쌀쌀한 날씨엔, 그리운 사람이 많이 생각나는 법이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이 곡은 이런 날씨에 어울리는 듯 싶다.



단편 영화만큼 감성적인 뮤비가 돋보이는 곡이다. 피처링은 뉴이스트라는 그룹의 민현이 했다. 아이돌이 피처링을 했다 하여 그 부분이 별로일까, 걱정했는데 아무래도 쓸데없는 걱정인  듯했다. 그의 음색은 프롬과 매우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애초에 중성적인 목소리여서 프롬과 크게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의 음색은 이 곡을 한층 더 아련하고 몽환적 이게끔 만들었다. 처음엔, 남성 보이스가 어디에 들어있나, 혼자 열심히 들어보기도 했다. 그만큼 미성이 편안하고 듣기 좋은 편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헤어진 연인이 떠오른다는 가사는 사실 흔한 편이다. 그래도 이 곡은 세심하다. 그래서일까, 헤어진 지 오래 된 옛 연인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것은. 감정이입이 참 잘 되는 곡이면서도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프롬 - 후유증

그대여 오늘은 바람이 불어요 밤새 또 비가 많이 왔거든요
어제보다 더 차가워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문을 나서나요

그대여 백미러에 비춰 보며 까칠한 얼굴을 매만져 보나요
또 있잖아요 입맛도 없는 아침에 텁텁하기 만한 식빵을 입에 물었나요

우리 시작은 그리 힘들었고 우리 시간은 길지 않았죠
참 이상하죠 눈을 감으면 아직도 난 그댈 꿈꿔요.
우리 시작은 그리 힘들었고 우리 시간은 길지 않았죠
참 이상하죠 눈을 감으면 아직도 그댈 꿈꿔요.

그대여 어제 한참 쏟아진 비에 밤새 또 뒤척였었겠군요
바쁘다고 또 커피 한잔만으로 점심밥을 대충 때우고 있나요

우리 시작은 그리 힘들었고 우리 시간은 길지 않았죠
참 이상하죠 눈을 감으면 아직도 난 그댈 꿈꿔요.
우리 시작은 그리 힘들었고 우리 시간은 길지 않았죠
참 이상하죠 눈을 감으면 아직도 그댈 꿈꿔요.

그렇겠죠 다른 사람도 어딘가 빈 채로
살겠죠 맘 한구석쯤 빈 채로.
다 그렇겠죠 다른 사람도 어딘가 빈 채로
살겠죠 맘 한구석쯤 어딘가 빈 채로.

우리 지금의 우리처럼


‘오늘 밤 당신에게도 무지개가 뜬다, 누구나 후유증을 앓으며 살아간다.’
“밤에 뜨는 무지개... 무언가 이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지나가고 마는 당신의 소중한 순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초라함이나 자학, 무언가에 관한 후유증, 그리고 그리움을 담고 있고요. ‘오늘 밤 당신에게도 무지개가 뜬다, 누구나 후유증을 앓으며 살아간다.’ 이 말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작가 노트 : 프롬 (FROMM)


차가운 날씨에, 한 참 길을 걷고 있을 때 마시는 따듯한 라테만큼 그윽한 음악이다. 한 편으로는 더욱 나를 쓸쓸하게 만들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조금 위로가 되는 듯 싶다.


어제보다 차가워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문을 나서나요, 커피 한 잔 만으로 점심밥을 대충 때우고 있나요-.

마치 옆에서 걱정해주던 한 사람이 생각난다.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와 닿으면, 더욱 그리워지는 온기. 음악을 듣고 있을 때 만이라도, 따듯한 손이 내 옆에 있었다면 쓸쓸하진 않았을 것 같다.




가을이 짧아지고 겨울이 길어진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질 만큼, 벌써부터 날씨가 매섭다. 마음 한 켠 찌르르, 울리는 음악을 찾고 있다면 이 음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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