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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May 03. 2016

내 인생에서 책을 내는 날이 올 줄이야!

7인의 책 & 내 책, 그리고 전시와 행사까지.



내가,
책을 냈다! 



작년 12월 달부터 시작된 출판 모임. 우리는 각자의 책 한 권과 모두의 책 한 권 만들기를 목표로 1주에 2번씩 만나오다가, 웬만큼 내용을 뽑고 나서 출판을 진행할 즘, 2주에 한 번 만나 상황을 확인하곤 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어제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


책을 내다니! 인생에서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게 가장 놀랍다. 책 내는 건, 어렸을 적 다들 한 번 쯤 꿨던 꿈이 아닐까. 난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고, 책을 내고 싶다고 막연히 꿈꿔왔었다. 막상 알아보니 어렵지 않던 과정. 정식은 아니지만, 마음 한 켠 뿌듯해지는 경험이다.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오래간만에 브런치를 들렀다. 더불어 행사 홍보도 할 겸. 즐거운 행사가 될 예정이라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다. (링크는 아래에 있다.)


* 글이 길다. 사진만 보려면 그래도 된다. 출판에 관심이 없다면 막 읽고 넘겨도 상관없다. 글은 두서도 없고 산만하니, 감안하고 읽었으면 한다.



1. 단체 책


<별의별>에서 진행한 출판 모임에 선발되어 시작했다. 개인 책과 모두의 책을 동시 목표로 진행했고, 모두의 책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 한다.


모두의 책엔 모두의 글이 들어간다. 1주에 한 주제로 7명이 각자 글을 쓴 다음 서로의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주제가 7개, 글은 총 49개라는 이야기. 결국 200장을 넘어가는 책이 나왔다. 가격에 비해 매우 값진 책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매주 글을 써야 하는 건 꽤나 고된 일이었다. 주제에 맞는 글을 쓰느라 꽤 애먹기도 했었지만, 한 개의 글을 완성할 때마다 즐겁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글을 쓸 때면 행복해했고. 피드백을 들으며 무엇이 나의 문제인지 깨닫기도 했다. 물론 고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7개의 주제를 7인이 쓴 글과, 일기 하나 씩을 선택에 내용을 채웠다. 그 후 우리는 책 이름을 정하기로 했는데, 내가 공모한 '이것은 소설 혹은 에세이 혹은 시'라는 제목이 채택되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우리의 소설, 에세이, 시가 들어갔기 때문.


여하튼 이름도 정했으니 책 디자인도 정해야 하는데. 그 역시 어쩌다 보니 내가 했다. (ㅋㅋㅋ) 사실 난 귀찮기도 했고 좋기도 했다. 어차피 디자인은 내가 만져야 속이 풀리니까. 여하튼 그렇게 내가 디자인한 게 결과로 나오니 신기하긴 했다. 그 디자인으로 책과 노트 포스터까지 만들었다. 내 손이 탄 것들이 이리저리 실려 다니는 건 즐거운 일이다.




이제 SONA라는 필명은 익숙해졌다.



지은이에도 내 이름이 한편 차지하고. 이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책 내용보다도 뿌듯했다. 표지 디자인 역시 내가 했기 때문에 내 이름이 적혔다.



7개의 장이 각각의 설명을 지니고 있다.  이 절취선 페이지는 실제로 자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양한 주제의 내 글들. 새로운 형식의 글도 있고, 손글씨가 들어간 글도 있다. 다채롭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모두의 책. 새로운 방식으로 글을 써보는 건, 역시나 어려웠지만.



왼쪽은 스티커, 오른쪽은 노트. 이것들은 리워드로 제공되는 것들이라 구매가 불가능하다. 책은 곧 독립출판서점에 입점 예정.


단체 책 소개는 여기까지다.




- 과정 (글 쓰기 / 책 만들기 / 출판 하기)

출판 과정은 크게 보면 단계가 쉬우나, 그 과정 해야 하는 것들이 참 많다. 책 내용 + 파일 + 업체만 있으면 해결되지만 사이사이 연락하고 수정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내용은 윗글에서 설명했듯이 7인의 7 주제 7 글 + 세 줄 일기로 내용을 지정했다. 형식 같은 경우 우리는 여백만 보기 좋게 지정했고. 업체는 내가 알고 있었던 - 미스터 프린팅 -이라는 곳에서 했다. 이 곳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니 독립 출판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곳에서 견적을 뽑길 추천한다.

7명이 함께 책을 만드는 것이기에 디자인 적인 면에서 가장 충돌이 많았으나, 다행히 모두 유순한 성격들이라 합의점을 찾아 진행했다. (라고 썼지만 몇 명의 의견은 묵살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간단한 과정 속엔 복잡한 진행이 있었다. 게다가 우리는 스티커 / 티 / 노트까지 제작했고, 행사 진행에도 힘써야 했다. 어쨌든 이 부분은 빼고 출판에 관한 것만 세세하게 써 보자면 이렇다.

글 : 글 쓰기 - 머리말/꼬리말 쓰기 - 글 다듬기 - 목차 정하기 - 형식 정하기 (여백/폰트/위치) - 글 배열하기 - 총 페이지 수 예상해보기 (총 페이지 수를 알아야 책 등 디자인을 할 수 있고, 견적을 낼 수 있음)

디자인 : 책 사이즈 정하기 - 앞표지 디자인 만들기 - 뒷 표지 디자인 만들기 - 책 등 디자인 만들기 - 글 파일과 표지 파일 합쳐 PDF로 만들기

출판 : 출판 업체 알아보기 - 제본 방식 결정하기 - 표지 및 내지 용지 결정하기 - 날개 여부 및 세부 사항 정하기 - 견적 뽑기 -파일 보낸 후 상의 - 출판

이런 식이다. (실제로는 신경써야 할게 더 많다!) 게다가 이것들이 시간이 짧게 걸리지 않으니 문제. 글 쓰는 것부터가 문제긴 하다. 여하튼 조금 귀찮을 지도 모르는 과정을 모두 견디면, 당신의 책을 만날 수 있다!



2. 개인 책


이제 정말로 < 내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욕심이 많았다. 일단,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므로 사진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글은 취미지만, 글도 들어갔으면 좋겠다. 원하는 제목도 하루에 한 번씩 바뀌었고, 디자인도 하루에 한 번씩 바뀌었다. 그만큼 생각은 많았지만 이거다, 하는 게 없었다. 설마 이러다 끝날까 봐 두려웠었다.  당시 내가 생각했던 과정과 결과들을 나열해 보았다.



- 내용을 완성하는 게 먼저였다. 사진과 글을 섞어 넣기로 하고 내용을 완성했다.
- 책 사이즈를 결정했다. B6. 사이즈 자체는 작았지만 가로 제본을 통해 사진에 최적화시켰다.
- 내지 여백을 설정했다. 세로 제본보다 잡기가 힘든 가로 제본인 만큼 여유로운 여백을 주었다.
- 대략 페이지가 결정되었고, 목차를 정하기로 했다. 목차는 의미 없이 정했다.
- 머리말을 짧게 넣고 싶었다. 결국 머리말은 다섯 줄로 끝이 났는데, 심지어 1분 만에 결정했다.
- 꼬리 말도 넣고 싶었다. 연락하라고. 결국 연락하라는 메시지 + SNS로 바로 가는 QR코드를 통해 실현했다.
- 표지에는 글씨를 넣지 않기로 했다.  결국 사진으로만 구성했다. 뒤표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통일성을 주고.
- 대신 책 등에 제목과 내 이름을 넣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
- 표지는 무광, 내지는 빳빳하게. 돈을 투자했다. 남의 돈.
- 스티커 디자인을 만들어 보냈다.
- 기다림. 기다림. 기다림. 기다리는 동안 포스터도 만들고.


그 결과물은 아래 사진에 있다.



앞표지와 뒷 표지엔 글씨가 없다. 마음에 드는 포인트!



책 등이 가장 예쁘다. 내 이름도 잘 박혔고.



사진 및 글 페이지. 더 보고 싶다면 행사에 오면 된다. (ㅋㅋㅋ)



그리고 야심 차게 뽑은 내 얼굴 스티커. 이 역시 행사에 오면 가져갈 수 있다. 엄청 많이.






< 행사 안내 >



행사 신청은 위 링크에서 가능하다 :)


전시는 5월 19-20일 홍대 공상 온도에서 무료로 진행되니, 편하게 들르면 된다.


행사에서는 출판 이야기 / 책 이야기 등이 진행될 예정이고, 시작 시간보다 일찍 오면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참여 시 선물도 증정한다!





아빠는 50을 살아도 책 한 번 못 냈다며 나보고 그만큼 멋있는 사람이라 한다. 내 얼굴 스티커를 본인 얼굴에 붙이고 출근할 정도다. 동생은 온 동네에 이야기하며 책을 홍보했다.  신기해하면서도 사방팔방 알리고 다닌다. 있어서 고마운 존재들이다. 책 하나 내면서 고마움도 꽤 많이 느끼는 요즘이다.


나를 응원해준 친구들에게도 많이 고마웠다. 평소에도 급작스러운 촬영에 당황하면서도 잘 받아주는 친구들. 그들의 손이나 발이 책에 실리면서 그들도 뿌듯해했다. 일각에선 사인을 요청하기도 하고. (호들갑이 고마웠다.)


뿌듯한 하루다. 몇 개월을 부어 받은 뿌듯함. 어쩌면 약간 허무한 시원함이 동반하는 것 같기도 하면서, 실감은 여전히 나지 않기도 하고. 무언가 뽑아냈다! 는 게 참 기분 좋은 것 같다. 물론 첫 결과물이니, 약간의 아쉬움도 느낀다. 더 좋은 글, 더 좋은 사진을 넣었으면 하는 바람들. 그래도 어쩌겠는가. 스물 둘의 나는 아직 미숙한 것을. 완벽함을 찾았다면 영영 내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뭔가 할 수 있어 감사할 수 있다는 것. 충분하지 않은가.


전시와 행사가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내 얼굴 스티커를 받으러 오면 좋겠다 :>



* 전시는 5월 19-20일, 홍대 공상 온도에서 무료로 진행한다. 많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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