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나이와 성별을 떠난 좋은 관계...

by 박석현

나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있다. 영화 <친구>에서도 나오다시피 친구란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벗'을 뜻한다. 그 이면에는 '마음이 통하는 진실한 사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보다 나이가 9년, 19년, 29년이 많은 좋은 친구분들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29년이 많은 친구분은 올해 봄 '담도암'으로 유명을 달리하셨다.


그리고, 올해 만나 사귀게 된 좋은 친구들이 있다. 4명의 여성 작가님들인데, 사귄지 오래되지는 않지만 진실하고 마음이 잘 통하는 분들이라 오래두고 사귀면 더 좋은 관계가 될 듯 하다. 어제는 이 네분과 함께 남산근처 카페에서 11시간동안 많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장 이야기, 책 이야기, 가족 이야기. 11시간에 걸친 이야기의 마지막 무렵에는 아이들 이야기가 주제가 되었다.

사랑하는 아들과 딸의 이야기가 주제가 되었는데, Lee c.a.작가님께서 지금은 모범생처럼 보이는 아들이 나중에는 더 큰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고, 지금은 걱정이 되는 딸이 나중에는 아무런 걱정없이 잘 지낼 수도 있다는 말씀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김작가님과 Lee s.h작가님께서는 집에 돌아가서 아들과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특히 딸아이에게 "아빠가 오늘 작가님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래서 아빠는 앞으로 이렇게 하기로 했어. 그리고 지금까지 아빠가 미안해(많은 기대와 오빠와 비교한 것을 내비친 것에 대해서)" 라고 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들어보니 일리가 있고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작가님들과의 릴레이 토크를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오저치고'를 하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전에 아들이 바둑할 때 사범님이 말한 거 기억나니? 그때 너를 가르친 장사범님이 사실은 바둑이 하기 싫었는데, 부모님의 기대감때문에 할 수없이 바둑을 해서 후회가 된다고 말했던거. 그래서 아빠가 너에게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으니 굳이 바둑이 아니라도 괜찮다. 바둑이 싫으면 그만둬도 된다. 아빠엄마와 상의하고 판단은 너의 몫이다.라고 말했던 거 기억나니?"

"응. 당근 기억나지."
"응. 그렇구나. 오늘 아빠가 작가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이후 많은 생각들을 했는데, 지금 아들이 하고 있는 공부도 마찬가지같아. 아빠엄마의 기대가 너무 커서 니가 너무 큰 중압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바둑과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으니까 사랑하는 아들이 하고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 그게 굳이 공부가 아니라도 말이야."

"에이. 아빠. 지금 내가 중3인데. 지금와서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아빠엄마가 부담감 준건 없는데?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거야. 서울대를 목표로 잡아야지 연고대는 갈 수 있지 않겠어?"

"아이고, 그러면 하버드로 잡으시지? 그럼 서울대는 가겠지?"

"ㅎㅎ외국 나가기는 싫고. 지금 코로나도 있어서. 암튼 서울대를 목표로 열심히 해볼게. 아무래도 공부를 하면 내가 나갈 수 있는 길이 많은 건 확실하니까 지금은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정답인 것 같아. 그게 현명한 거 같아."

"참나. 누가 아빤지 모르겠다. 암튼 장하고 대단하다. 언제든 힘들고 지칠때는 아빠랑 엄마한테 이야기해줘. 세상은 많은 방법으로 살아갈 수가 있으니 말이야."

"알았어. 걱정마. 일단 목표를 잡았으면 끝까지 열심히는 해봐야지."

"그래. 사랑하는 아들이 알아서 하세요. 화이팅."


"그리고 사랑하는 딸아."

"응?"

"아빠가 평소에 오빠랑 공주를 많이 비교를 하니?"
"아니? 왜?"

"왜. 아빠가 가끔 비교하잖아. 오빠 공부하고 있을 때 너도 들어가서 공부를 하라고 하고, 오빠처럼 좀 알아서 열심히 하라고."
"에이. 그건 가끔이지. 정~~~~~말 아~~주 가끔."

"오늘 작가님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건 아빠가 큰 잘못을 한 것같아. 그래서 너무 미안해. 우리 사랑하는 공주 마음이 다쳤을지도 모르겠다. 아빠가 잘못했어."
"아니? 괜찮은데? 난 그거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역시 우리 사랑하는 딸은 긍정여신이구나. 그리고 아빠가 우리 공주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계속 이거해라 저거해라 한 것 같아서 미안해. 그래서 앞으로 아빠는 우리 공주가 하는 것을 그냥 지켜보고 아무말 안하려고. 공주가 하고싶은 일들을 찾아서 해봐. 그리고 잘 모르겠거나 길을 못찾겠으면 아빠엄마한테 물어보면 도와주도록 할게."

"응. 근데. 기본적인건 해야지. 학교 공부는 기본이니까 해야지."

"아이고, 그걸 아는 분이 그렇게 농땡이를 치세요?"

"아니 그건 뭐...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아빠는 말이야. 어?"

"그래 알았다. 암튼 우리 사랑하는 아들 딸. 알아서 하고, 아빠엄마는 언제나 우리 아들딸 편이니까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물어봐. 사랑해."

"오케이 알았어"


생각보다 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괜시리 나 혼자서 걱정을 한 것일까?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인데 말이다.


결국은 마음공부다. 모든 고민과 걱정과 고통은 결국 마음공부로 귀결된다.

"신이 세상에 네 마음대로 되지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 자식을 내려보냈다"고 한다. 마음대로 하려고 해도 되지 않고, 가만히 놔둔다고 해서 잘못되지도 않는다.

지금보다 더 한걸음 물러서서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바라봐주는 자세가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부족하기만 한 아빠이다.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무엇보다 사랑하고존경하는 중전과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 아닐까 싶다. 이 좋은 가족이자 친구들과 더 좋은 관계가 되기위해 지금보다 더 좋은 아빠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사랑합니다. 나의 베스트 프렌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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