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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Nov 26. 2021

"내 맘 알잖아?" '지옥'같은 소리 하고있네...

글쎄... 네 맘을 내가 어떻게 알까?..

가끔 통화를 하다보면 이렇게 전화를 받는 사람이 있다.


"어. 웬일이냐?"

"어. 왜?"


정말이지 예의라고는 쌈싸먹은지 백만년은 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나보다 형이라도 그렇지 말하는 모양이 그릇되다 못해 한심할 지경이다.

본인이 그런 대답을 들었을 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없다'에 500원 건다.


나는 궁금하거나 찝찝한 것은 못참는 성향이라서 시간이 지나더라도 꼭 이야기를 한다.

"그때 왜 그랬냐고?"

"왜 전화를 그런 식으로 밖에 못 받냐고?"


시간이 지난 후 이야기를 하면 변명을 하듯 이런 저런 이유를 댄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마디 덧 붙인다.

"내 맘 알잖아"


내가 당신 마음을 어떻게 알수 있겠나?

말을 해야 알고, 애초에 그 마음을 이해하지 않게 만들었어야지.

사소하게 오고가는 말 한마디 속에 정분나고, 철천지 원수도 되는 법인데.

애초에 말 본새를 오해가 없게 만들었어야지. 예쁘게 했어야지.


나는 당신의 부모가 아닐진데.

당신의 모든 것을 다 예쁘고 생각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진데.

내가 우스운 것인지? 내가 만만한 것인지? 내가 같잖은 것인지? 나는 당신에게 무엇인지?

이런 저런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내가 이런 생각들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인지?"

이 사람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대했듯이 나 또한 그저 그런 사람으로 대하면 되는 것을...

just out of mind


사실 그는 누구에게나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이었던 것을...

피치 못할 상황이 있었다고 하기에는 그 피치못할 상황이 참으로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저 그것은 그대의 말습관일 뿐이었던 것을...


가족이라서. 형제라서. 친한 사이라서...

그저 그렇게 이해하기에는... 내가 더 가깝게 지내는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그렇게 대하지 않는 것을...

친할수록 잘 하자는 말이 유독 뼛속깊이 사무치는 날들이다.

요즘 유행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제목을 빌리자면 정말 '지옥'같은 소리만 골라서 하는 당신.

내가 그냥 손절해야 하는 것인가?

한 번 더 참아야 하는 것인가?


내가 한 번 더 참는다고 바뀔 당신은 아니기에... 이젠 그만 손절하고자 한다.


아디오스!~

차오!~
사요나라!~


참고로 나는 전화를 할 때 이렇게 인사를 한다.


"사랑하고존경하는 형님(누님) 안녕하신지요?"

"우리 사랑하는 아우님 안녕하십니까?"


말하는 사람도 즐겁고 듣는 사람도 기쁜 말을 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전화를 한다고 말해놓고 안하는 사람들은 신의가 없는 것인가? 건망증이 심한 것인가? 아니며 내가 그만큼 덜 중요한 사람인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습관인 것인가?


뭐가 되었 건 '원 스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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