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말 한마디 5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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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못된 엄마였냐고, 많은 말 중 상처가 된 말만 우 득 기억해내서 나쁜 사람 만들어야 했냐고. 모르겠다. 누가 뽕하고 나타나서 잘잘못을 따져줬으면 좋겠다. 차라리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다 짚어준다면 받아들이기 쉬울 텐데. 엄마와 나는 정말 서로의 잘못을 모른 체 남 탓을 하고 있는 걸까. ‘미안하다’ 한마디를 못 해서 할퀴며 싸우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가시 같은 말을 내뱉는 것도 힘든 일이다. 마음에서 입으로 내뱉어지는 과정에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자신을 찌른다. 고슴도치도 자기 가시에 찔릴까. 나는 내 가시에 찔려 아파하는 고슴도치 같다.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쉬운 후회가 나에게는 흔했다. 끊어진 인연의 끈 앞에서 더는 미련을 부릴 힘도 없다. 흔한 후회를 이어줄 따듯한 말 한마디도 이젠 없다. 없는 것투성이다. 남은 것이 없으니 버릴 것도 없다. 그리고 서로의 마지막 말은 아쉽게도, 따듯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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