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알아내 보고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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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이유 없이 찾아온다. 나와 남편의 사이는 문제가 없다. 취미가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지만 대화도 많고 서로 숨기는 것이 없다. 가끔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며 같이하는 것도 많다. 하지만 우리들 사이에 나의 우울함이 비집고 올 때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안의 공기마저 달라진다. 온전한 정신이 아닐 때는 그렇게 짜증이 나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남편이 밉고 화가 난다. 마음을 삭이고, 진정하면 깨닫곤 한다. 내가 잘못했음을. 이사람은 내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떠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상처를 준다. 더 할퀴고 못된 말로 상처를 준다. 깊은 한숨이 나올 때면 마음이 쿵 하고 가라앉는다. 그럼 나는 더욱더 그를 몰아세운다. 그렇게 쉽게 지칠 마음이었다면 나를 잡지 말았어야 했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기적인 나의 마음에 신물이 난다. 미안하다는 말이 평범해 쉽게 내뱉지 못한다. 나는 거 비겁해져 숨어버린다. 나도 이유를 알고 싶다. 내가 왜 우울하고 짜증을 내는지. 그렇다면 너에게 덜 미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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