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나의 삶은 부족함이 없었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싶었던건 말하기 전에 이미 가졌다. 사람들은 내가 옷이며 가지고 다니는 것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건 없다고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가난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처음으로 그 단어를 몸소 느꼈던 건 엄마에게 도망쳤을 때, 수중에 돈이 없어 일주일을 2,100원으로 버텨야 했을 때였다. 햇반 하나와 라면 하나를 사 국물에 말아 불려 나눠 며칠을 먹었다. 형광등이 나가 불이 안 들어온 원룸 안에서 어둠에 적응이 될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지금은 부족함 없던 때보다도 더 잘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우울증을 앓고 있다. 3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약은 줄지도 않았고 오히려 늘어났다. 나는 만족을 못 하는 사람인 것인지, 만족하는 방법을 잃은 것인지 나도 모를 일이다. 매일 같은 밤. 의미도 없이 살아가는 내가 지루하고 답답하다. 하나하나 성취할 때마다 더욱더 바라는 욕심 가득한 내가, 언제 만족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