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세계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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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고, 힘들다고 말할 가족이 없다. 나의 우울은 매번 다르게 찾아온다. 일일이 어떤 우울인지 설명하기도 힘들고 까다롭기에 구태여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숨죽여 울뿐이다. 나의 유일한 가족인 남편에게 말을 하곤 한다. 우울은 힘든 병이다. 당사자도 그리고 주변인에게도. 그 감정을 받아주고 감내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어쩌면 공감되지 않는 감정에 같이 발맞추어 우울해서 줘야 한다. 남편은 3년이란 시간 가까이 신혼이 아닌 나와 같이 우울을 맞춰주고 있다. 가끔 나의 감정에 물들어 우울함에 젖어 든 남편을 보면 행복해야 할 사람인데, 나 때문에 불행한 게 아닐까, 죄책감이 들곤 한다. 내가 아닌 몸도, 정신도 건강한 사람을 만났다면 행복까진 아니더라도 불행하진 않았겠느냐고 마음에 바람이 서린다. 우울함이 극도에 달한 어느 날 남편의 어떤 노력에도 눈감고, 귀를 막았다. 결국 남편은 엉엉 울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 모습에 나를 견고히 받쳐주던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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