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하다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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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주제로 행복하다는 주제를 받았을 때 당혹스러웠다. 내가 최근에 행복하다고 생각해본 게 언제일까 떠올려보았다. 머리가 지끈할 정도로 오랜 시간 고민해보았다. 더운 여름이라 짜증이 났고 날이 흐려 기분도 그저 그랬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내 입 밖으로 행복하다고 내뱉은 게 언제인지 모를 일이다. 나에게는 행복은 사치와 같았다. 아주 진부한 말이지만, 나에게 꼭 맞는 말이다. 도망치듯 일도 그만두고 세상과 단절하듯 집안에 꼭꼭 숨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여전히 두렵다. 귀를 울리는 환청도, 나를 비난하는 거 같은 눈초리도 여전히 보인다. 매일 같이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는 내가 가끔은 역할 때가 있다. 죽고 싶지만 살고 싶다. 살고 싶지만 죽고 싶다. 매일 같은 말을 내뱉으며 가슴 치는 내가, 행복을 말 할 수 있을까. 예전에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감도 안 온다. 움켜쥘수록 더 도망가는 것 같다. 내가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나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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