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닮은 사람 10화 중
남편과 연애, 결혼 기간을 다 포함하면 10년이 되어간다. 서로 장난스럽게 ‘앞으로 적어도 50년은 더 봐야 하는데 어휴’ 말하곤 한다. 가끔 정말 사소하고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싸움을 하곤 한다. 싸우다 보면 예전일, 일어나지도 않는 별일들을 다 끄집어내 서로에게 상처 주기 급급하다. 그러면 애초에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원인을 까먹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서로 선심 쓰듯이 사과한다.
“미안해”
남편은 나의 어떤 사과에도 바로 수그러든다. 하지만 나는 그 사과의 뉘앙스에, 말투에 예민하게 굴기도 한다. 사과라는 것은 ‘선심’이라는 단어가 걸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과는 상대에게 베푸는 후한 마음이 아니다. 상대가 수긍해야 허락되는 마음이다. 상황을 모면하려는 사과는 되려 기분이 나쁘다.
그렇다 보니, 남편은 상황을 모면하려 사과하지만, 역효과로 나를 거 화나게 한다. 내가 비비 꼬인 사람이라 말할 수도 있다. 아니다, 나는 그냥 섬세한 사람이다.
생각해보니, 아까 싸운 이유에 선심 쓰듯이 “알았어. 미안”이라고 사과한 남편이 마음에 걸린다. 다시 대화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