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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Apr 03. 2022

자발적인 관계

친구라는 의미

”너 왜 저런 미친년이랑 계속다녀?“

17살 때 친구B는 말실수를 해서 왕따를 당한적이 있었다. 내가 그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친구였다. 알고보니 나에 대한 유언비어도 퍼뜨렸고 그 내용이 내귀에 들어왔다. 나는 B를 떠나지 못했다. 내가 착해서도 아니었고, B가 너무 좋아서도 아니었다. 단지 측은지심 때문이었다. 내가 학교에서 처음 사귄 친구였다. 그때 다른 친구가 말했다.

”네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널 헐뜯는 저런 애랑 왜 계속 같이 다녀?“

”친구잖아“

나는 ‘친구’라는 말로 B를 감쌌다. 친구라는 단어는 나에게 의미가 컸다. 

하지만 B에게 나는 친구가 아니었다. 내가 왕따가 되자 B는 나를 바로 버렸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나의 애절한 매달림에도 B는 가차 없이 나를 버렸다. 마치 나랑 친구인적 없었다듯. 또 다시 자신이 모두에게 외면받고 비난받았던 그때로 돌아가기 싫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해하려했다. 나도 아이들 앞에서 ”B를 따돌리지마“ 라며 막아주고, 드라마 주인공처럼 멋지게 나선 것이 아니고 그저 밥을 함께 먹어주고, 같이 다녀준게 전부였다. 남들이 욕할땐 그냥 잠자코 있어 준 정도였다. 나도 그정도를 바랬다. B는 모른척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해자가 되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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