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20화
나는 후회를 할까.
요즘 들어 많이 드는 생각이다. 내 삶의 시계가 갈수록 엄마의 시계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주위의 사람들이 부모의 부재를 알릴 때 가끔 엄마를 떠올린다. 아직은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못된 마음일 수도 있다. 슬픔도, 미움도 일지 않는다. 너무 많이 미워해 무뎌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겁이 난다. 정말 그 순간이 왔을 때 어떤 감정이 나를 덮칠까. 감당하지 못한 슬픔이 오지 않을까.
아니면, 되려 너무 아무렇지 않으면 어떡하지. 눈물도 나지 않고 너무 천연덕스럽게 가만히 있으면 어쩌지. 라고 상상을 하는 내가 소름 끼치기도 한다. 우연히 본 텔레비전에서 한 어머니가 말했다. "다시 한번 나에게 태어나다오" 자식을 향한 어떤 마음이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엄마는 나에게 나를 낳은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나를 다시 뱃속을 집어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말은 이제 상처조차 되지 않는다. 가끔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삶을 부정당하는 거 같아 속상하긴 하는데, 그런 감정을 하나하나 다 느끼기엔 내 마음이 남아나질 않는다.
사실 아무렇지 않을 거 같진 않다. 너덜너덜하더라도 마음은 남아있다. 분명 엄마가 나의 곁을 정말 떠나면 나는 죽을 듯이 울 것이다. 후회를 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엄마에게 연락하고, 엄마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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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다시 한번 태어나 다오
이번엔 하고 싶은거 다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