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2

너무 멀리도 지나쳐왔다

by 채지연
100일-10줄-챌린지.png

숫자에 연연하게 된다.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누군가 한 사람이 내 피드에 '좋아요'를 눌러준다면, 나를 팔로워 해준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 점점 팔로워가 늘어나고, 좋아요가 늘어나면 욕심이 생긴다. 한명 한명 팔로워 오르락내리락 할 때 나의 기분도 덩달아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저 데이터, 수치일 뿐인데 하루의 기분이 좌지우지될 때가 있다. 욕심도 커진다. 100이란 숫자가 컸던 과거에서 이제는 100은 우습게 느껴진다. 내가 언제부터 1000을 바랐다고, 염치없이 더 큰 숫자를 바라게 된다. 어쩌면 이 모든 게 부질없는 일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을 뿐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묵묵히 꾸준히 해내면 될 뿐이다. 누가 '좋아요'를 누르던, 팔로워를 누르든 간에 말이다. 주객전도. '좋아요'를 위한 그림을 그리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너무 멀리도 지나쳐왔다. 그러다 보니 진짜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