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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무너질 젠가 같은 삶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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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쌓인 젠가 같았던 적이 있었다. 게임의 중후반쯤 되는 젠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거 없는 엉망진창으로 쌓인 탑.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싶어서 나는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보여주기 위해 피드를 올렸다. 공허함이 느껴지면 피드를 올려 오늘도 즐거운 하루라며 어김없이 글을 썼다. 게시글 1,000개가 되었다. 외로움이 1000개가 되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댓글을 달아주면 그 댓글마저도 다 가식같이 느껴졌다. 내가 아닌 것만 같았다. 거짓으로 쌓아 올린 거짓의 세계. 조금만 힘주면 와르르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다. 버튼 하나면 다 삭제되어 누구도 모를 세계. 나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애쓰는 걸까 스스로가 안쓰러워졌다. 애써 척하지 않아도 나의 삶은 충분히 반짝일 수 있었다. 예쁜 디저트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식빵에 딸기잼을 하나 발라 먹어도 내 삶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방구석 냄비 라면일지라도 내 삶은 불쌍하지 않다. 이런 삶들을 남에게 꼭 전시하지 않더라도 내 삶이 비루하지 않다. 이걸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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