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가장 내밀한 면을 공적인 장소에 보이는 것이다. 나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가끔 이런 것까지 글로 써도 되느냐는 글을 보기도 한다. 하긴, 나도 내 글을 보면 아주 사적인 글감을 쓰는 것을 보면 할 말은 없다. 사람의 이야기란 얼마나 사소하면서 깊은가. 나는 내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생각했다. 이것을 뱉어내면 나의 우울도 같이 뱉어내질 수 있을까. 그러면 이 깊고 진한 우울함이 좀 옅어질 수 있을까. 속이 곪아 터지더라도 곪은 상처가 뱉어져, 내가 덜 아플 수 있을까. 용기 내 글이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미미했다. 아무래도 내가 인기 작가는 아니다 보니 그럴 수 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생각보다, 큰 파급력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딱히 위로도 받은 게 없다. 그저 지인들에게 자기 고백이 된 셈이었다.
그렇다면 나의 고백은 통하였을까. 사람들은 나를 괜찮아질 것이라고 위로했다. 나의 손을 잡아주고 나를 배려해주기 시작했다. 그 배려는 편하긴 했지만, 가끔 독이 되었다. 어떤 이는 내가 너를 어디까지 배려해주어야 하냐며 따지기도 했다. 나는 원치 않는 배려였건만, 배려해주었다고 하니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음…. 나도 편했으니 이용을 한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배려란 무엇일까. 나도 남을 배려하려고 무단히 노력하지만 이렇게 원하지 않는 배려는 부담이라는 것을 알았다. 생색. 그래, 생색을 낼 바에는 배려하지 말자는 생각도 느끼게 되었다.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읽는 것은 어쩌면 한 사람의 미래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의 전부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함부로 판단하고 정의를 내리는 건 오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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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야기란 얼마나 사소하면서 깊은가
헌책방 기담 수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