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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Dec 29. 2023

나를 예쁘다 여겨줄 사람

변명을 하자면, 나는 정신과 약을 먹게되었고

교수님의 경고를 흘려버린 탓에 50kg 가까이 살이 쪘다

몸 곳곳에는 튼살이 생겨났고 스스로도 감당이 안될만큼 몸이 무거워졌다

이쯤 되니 슬금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마져 들었다

남편을 만나기전에 한번, 10kg 가량 살이 찐적이 있었다

고3이 되니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고, 문제가 안풀리면 한입, 이해가 안가면 한입, 그렇게 찐 살들이었다. 그때는 자존감이 바닥을 쳐 스스로가 못나보일 뿐더러, 거울조차 보려하지 않았다.


지금은 50kg다. 찐살이 성인 여자 한명이 내 몸에 붙어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처럼 밖을 못나가거나 자존감이 바닥에 붙어 있지 않다.

그렇게 된데에는 남편의 영향이 그다고 생각을 한다.


"이 옷 진짜 잘어울린다"

"이렇게 하니깐 예쁘네"


내가 이렇게 살이 쪄도, 나를 예쁘다고 봐줄 사람이 있구나, 나조차도 사랑해주지 않는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든든한 일이다.

옷장을 열때마다 맞는 옷이 없어 한숨을 쉬다가도, 남편이 예쁘다 했으니 자신있게 그 옷을 더 입게 되고

머리를 한번더 묶어보기도 한다. 


사랑받는 일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모든 이에게 사랑받을 순 없지만, 진심을 담은 한명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일은 커다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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