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햇볕에 세수를 하고

by 채지연

여름의 때앙볕은 견디기 힘들대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하지 않은채 밖으로 나갔다. 햇살로 세수하듯 고개를 들고 태양에 머리를 흔들면, 얼굴이 간질거린다. 그러다 조금 따갑다 싶으면, 고개를 바닥으로 수그린다. 어느날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되돌아가는데 지쳐서 다시 근처 벤치에 주저앉았다. 그때, 누군가 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아가씨 머리카락이 많이 상했네"


조심스럽게 매만져주는 손길이 너무 좋아, 눈이 사르르 감겼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온기와 같았다. 매번 느끼는 햇빛이 주는 온기도 있었지만,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체온은 한여름의 더위와 다른 느낌이었다. 누군가는 모르는 사람이 너를 만져서 별로였겠다 했지만, 나는 괜찮았다. 물론 아무한테나 손대면 안되지만, 가끔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위로가 되어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왜 이리 불행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