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땀 흘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볕에 타는 것은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아서 여름이면 꼭 반팔에 반바지를 입는다. 가끔은 느지막한 오전에 산책을 햇볕이 조금 덜할 때 산책을 나오면 할아버지 한분이 어깨에 게이트볼 장비를 턱 걸치고 운동장에 나오곤 하신다. 덥지도 않으신걸까 긴팔 긴바지에 어깨까지 오는 모자를 쓰고 말이다. 오늘은 날씨가 40도까지 육박한다고 하는데, 땀도 많이 흘리시지도 않는다. 멍하니 구경하다 보면, 공이 썩잘 맞는 것 같지도 않는데, 할아버지는 별로 개의치 않으신다. 공도 빠릿빠릿하게 툭툭치는게 아닌 아주 한참의 시간 동안 고민하고 기다리다 한번 치고, 또 먼산을 바라보다 한번 치곤 한다.
이곳에 오면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든다. 떼굴떼굴 굴러가는 공이 마감에 쫓겨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나와 같다. 할아버지의 고민이 길어질 수 록 내 마음의 시간도 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