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듯 살아낸 이 삶에 나도 쉬어가도 괜찮을까.
정신과 치료를 받은 지 벌써 3년이 되어간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프리워커로 전향하게 되었다. 한 달에 한번 교수님을 뵈러 간다. 원래는 1년만 병원 치료를 하기로 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약을 먹게 되었다. 생활의 일부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다. 수많은 약을 먹는 일도, 그렇게 커다란 대학병원의 간호사님이 내 이름을 외우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교수님은 항상 내게 말씀하신다. “따미씨는 쉼이 필요해요” 지금 당장의 쉼은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을 했다. 잠시 생각에 빠진 교수님이 이어 말씀하셨다. “지금 당장이 아닌, 따미씨 삶 전체를 위한 쉼이요.” 아.하고 내 입에서 탄식이 나왔다. 나의 삶 전체를 위한 쉼이 필요하다. 나도 안다. 분명 나에게는 쉼이 필요하다. 하지만 불안하다. 내가 쉬어 버리면 이대로 내가 해 온 것들이 무너질까 봐,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봐. 자꾸만 누구에게 쫓기듯 쉼을 포기하며 살아오는 삶이 무겁다. 도망치듯 살아낸 이 삶에 나도 쉬어가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