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을 외워요 -꿈

개꿈이라도 좋아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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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꿈은 나의 기억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 같다. 무방비한 나의 기억을 헤집어 놓아 특히 나의 아픔을 찾아낸다. 글을 쓸 때 과거를 떠올리면 어김없이 꿈에 나타나곤 한다. 제일 괴로운 건 사실을 꿈꾸는 게 아닌 내가 바라는 바가 꿈에 투영된다는 것이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현실에 직면했을 때 그 마음은 끔찍하다. 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서럽다. 지금은 적응이 되어 아, 이거 꿈이구나 꿈에서 깨기 싫다고 엉엉 울지만. 예전에는 꿈인지 모르고 행복해한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마음이 짓이겨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되도록 밤에 감정을 잘 누르는 편이다. 괜히 옛 감정이라든지, 우울함에 쌓이면 꿈을 꾸게 되니깐. 그러면 꿈에 젖어 다음날이 끔찍해질 테니까. 기계적으로 밤을 외운다. 나의 꿈이 그냥 개꿈이길. 말도 안 되는 개구리, 용이 튀어나와도 좋으니, 나의 기억을 빼먹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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