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매일이 처음이다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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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하늘을 본 적이 없다. 어떤 날은 흐리고 어떤 날은 맑다. 또 어느 날 하늘은 구름이 잔뜩 껴있고, 구름 한 점 없는 날이 있다. 나는 많은 하늘 중 구름이 많은 날이 좋다. 강아지 모양의 구름, 새 모양의 구름 몽글하니 피어오른 느낌을 보고 있으면 한량이 따로 없다. 가끔은 어떤 사람이 나와 같은 이 구름을 보고 있지 않을까 낭만적인 생각을 한다. 한 번씩 아빠와 통화를 할 때 날씨가 어떠냐고 물어보곤 한다. 내가 사는 곳은 비가 오는데 아빠가 사는 곳은 비가 오느냐고 안부 인사를 시작한다. 할 말이 딱히 없기에 하늘로 안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엄마와 연락을 할 때도 종종 하늘의 날씨가 어쨌느니, 구름 모양이 어쨌느니 조잘대긴 했던 거 같다. 요즘 나에게는 ‘딱히’ 할 말이 없더라도 시시콜콜하게 대화를 나눌 상대가 필요하다. 일하거나 필요에 의해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나눌 사람 말이다. 내가 아프다고 한들, 나의 불행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해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늘로 뱉어진 내 한숨이 맥없이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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