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쉽지 않다
“세상에서 저를 오려내고 싶어요”
내가 병원에 갔을 때 교수님에게 처음 했던 말이다. 도망을 치고 싶었다. 어깨에 지고 있는 수많은 것들을 내려두고 싶었다. 모든 걸 다 벗고팠다. 세상은 정말 넓은데 내 한 몸 숨길 곳이 없었다. 어딜 가든 파란 하늘이 날 쳐다보고 있는 것이 마치, 누군가가 나를 감시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을 죽였다. 내가 내뱉는 숨이 나의 존재를 나타낼까. 숨을 멈춘 것이었다. 숨이 할딱거릴 만큼 숨을 참았다. 눈이 뒤집히는 거 같을 지경까지 가서야 숨을 내뱉었다. 몸의 체온도 오르락내리락했다. 땀이 뻘뻘 나서 온몸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가, 금방 또 땀이 식어 추위에 벌벌 떨었다. 땀에 찌든 이불에서 냄새가 났지만, 그 침대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무서웠다. 오로지 나의 감정은 하나였다. 두려움. 그 감정에 버무려진 나는 환하게 빛으로 가득한 낮은 거 두려웠다. 내가 잘 보여서, 끔찍했다. 사라지지 않는 나의 모습이. 밤이 되면 모든 것을 다 삼켜버릴 듯한 어둠이 좋았다. 밤하늘은 까맣고 깊어 표정을 알 수 없기에, 나에게 분노하지 않는 거 같아 바라볼 수 있었다. 아득함이 나를 집어삼켜 다른 곳으로 뱉어버리지 않을까 싶었다. 까만 밤하늘로 도망가고 싶었다. 나는 겁이 많아서, 나를 해하지 못했다. 죽고 싶었지만 살고 싶었다. 살고 싶었지만 죽고 싶었다. 나의 깊은 우울함이 마음을 수만 번도 죽였지만 나는 아득바득 살아가고 있었다. 죽은 시체처럼 말라비틀어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