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말 한마디3

변명을 하다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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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랑에는 아쉬움이 많다. 엄마와의 관계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겠느냐는 아쉬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내가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나이가 되면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해본다. 사실은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엄마에게 많은 비난을 했다. 또 엄마의 말들을 거부했다. 엄마의 비난을 견디지 못했기에 나도 똑같이 상처를 주었다. 서로가 주고받은 상처들을 이해하면 오히려 고통이지 않을까. 쏟아냈던 미움의 말들을 뒤늦게 이해한다고 상처가 없었던 일로 되는 게 아니다. 우연히 엄마의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평범한 어느 가정인 것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변명하지 않는다. 엄마의 이야기가 나오면 변명하기에 바빴다. 그 변명은 마치 나에게 하는 것과 같았다. 내가 엄마에게 버림받은 게 아니라, 내가 버렸다고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다. 방어기제. 나를 보호하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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