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악몽을 꾼다. 반복적으로 꾸는 악몽에는 창 밖의 커다란 주목과 교회 건물이 갑작스럽게 바닥으로가라 앉아 버리고 미쳐 피하지 못한 엄마의 손을 위태롭게 잡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펼쳐진다. 소년은 마지막 순간에 눈을 뜬다. 반복되는 꿈. 반복되는 같은 순간의 재연. 영화가 시작부터 아주 흥미롭다. ^^
소년은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아침을 스스로 챙겨먹고 어른의 손길 없는 아침 등굣길을 걷는다. 다른 아이들 보다 왜소하고 어두운 소년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 아니다. 같은 반 아이들에게 당하는 폭력을 보며 저 소년은 왜 도움을 청하지 않지? 라는 의문이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그 이유를 알것 같다) 심심풀이로 소년을 실컷 구타한 녀석들이 킬킬 거리며 돌아가고 소년도 집으로 돌아온다.
온기가 없는 건가? 싶게 축축한 집에서 소년은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 소년에게 창밖의 커다란 주목이 깊이 박혔던 뿌리를 들어 올리며 다가온다. 주목은 소년에게 말하지.
이제부터 세가지 이야기를 해 줄 것이다. 너는 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세가지 이야기가 모두 끝난 후. 너는 너의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이 영화는 주목이 들려주는 세가지 이야기와 소년이 해야만 했던 네번째 이야기까지의 짧은 여정에서 소년이 스스로를 용서하고 눈물나게 가슴아픈 이별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포일러 쩔지 ^^)
죄책감과 그 죄책감으로 인해 스스로를 가두고 가혹하게 벌 주는 소년이 네번째 이야기를 꺼내 놓으며 아직 아이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인사를 건넨다.
나를 두고 떠나지 말아주길. 혼자 남겨두지 말아주기를 바라는 바람을 전하는 아이를 보며 눈물 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음... 처음에 영화에 대해 뭔가 쓰려고 하니까 역시 분석하고 해석하는 글이 되려는 것 같았다. 덕분에 며칠을 영화를 곱씹으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지금도 머릿 속을 돌아다니는 강박, 유기불안 등의 단어들이 있지만 하지 않을 작정이다.
다만, 그럴 수 있다고 다정하게 안아주고 싶었다. 네 잘 못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 소년에게 그리고 나에게 네 잘 못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