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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Apr 29. 2024

신에게 답을 요구하는 사람들

새벽#6일차 누가복음 20:27-40

(누가복음 20:27-40)

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개인 중 어떤 이들이 와서
28. 물어 이르되 선생님이여 모세가 우리에게 써 주기를 만일 어떤 사람의 형이 아내를 두고 자식이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그 아내를 취하여 형을 위하여 상속자를 세울지니라 하였나이다
29. 그런데 칠 형제가 있었는데 맏이가 아내를 취하였다가 자식이 없이 죽고
30. 그 둘째와 셋째가 그를 취하고
31. 일곱이 다 그와 같이 자식이 없이 죽고
32. 그 후에 여자도 죽었나이다
33. 일곱이 다 그를 아내로 취하였으니 부활 때에 그 중에 누구의 아내가 되리이까
34.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세상의 자녀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되
35. 저 세상과 및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함을 얻기에 합당히 여김을 받은 자들은 장가 가고 시집 가는 일이 없으며
36. 그들은 다시 죽을 수도 없나니 이는 천사와 동등이요 부활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자녀임이라
37. 죽은 자가 살아난다는 것은 모세도 가시나무 떨기에 관한 글에서 주를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시라 칭하였나니
38.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 있는 자의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살았느니라 하시니
39. 서기관 중 어떤 이들이 말하되 선생님 잘 말씀하셨나이다 하니
40. 그들은 아무 것도 감히 더 물을 수 없음이더라


1969년 7월 20일, 인류는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 1930-2012)의 달착륙 장면은 전세계로 생중계되었고, 전 세계 인구의 1/5인 5억 2천8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했다.


그 어떤 종교에서도 동시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했고, 의문에 대한 해답을 이토록 명확하게 장면으로 제시해주지 못했지만 그 대단한 일을 과학이 해냈다. 사람들은 언제나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의문을 갖고 이에 대한 답을 누군가 해주길 바랬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을 당시에는 이러한 질문과 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종교였다.


선지자, 랍비 등으로 불리는 이들이 그동안 해답을 주며 사람들을 통합해왔지만, 이렇게 교회에서 얻던 것을 이제 사람들은 TV를 통해 얻게 된 것이다. 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하나가 되어 기뻐하고 놀라워했다. 과학의 성과가 커질수록 그동안 미스터리라 여겼던 사실들이 풀렸고, 의문에 대한 해답이 나올 수록 사람들은 더이상 하나님께 답을 구하기보다는 '과학적인 해석'에 기대했다. 이것은 마치 종교적 믿음에서 과학적 믿음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공학도로서 나 역시 과학이 제시하는 해답과 명확함에 오히려 말씀보다 더 감탄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나, 과학의 해답이 제시하는 답변의 반대편인 이론의 시작과 근원적인 존재에 접근하면 할수록 이것은 이해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믿음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과학은 내가 상상하고 예측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기술적으로 제시해주지만, 여전히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하여 믿음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우리의 연약함이자, 복음의 위대함과 같다고 생각한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시편 8:3-4)


예수님에게 부활에 관해 질문했던 사두개인들은 다윗왕때 제사장을 지냈던 사두개파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성전제사를 통해 자신들이 영위했던 현세적 삶에 대해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부활 자체를 믿지 않고 있었고 이들이 예수님께 질문하는 이유도 부활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니라, 부활을 부정하고 예수님을 논리적으로 공격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편의 고백처럼, 우리 지식의 범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 속에 머무른다. 다만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그 경계 너머에서 우리를 돌보시며, 계획하시고 이루어가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믿음의 지경이 넓어져가게 될 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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