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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Apr 30. 2024

종교인의 견리망의(見利忘義)

새벽#7일차 누가복음 20:41-47

(누가복음 20:41-47)

41.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사람들이 어찌하여 그리스도를 다윗의 자손이라 하느냐
42. 시편에 다윗이 친히 말하였으되 주께서 내 주께 이르시되
43. 내가 네 원수를 네 발등상으로 삼을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았으라 하셨도다 하였느니라
44. 그런즉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였으니 어찌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 하시니라
45. 모든 백성이 들을 때에 예수께서 그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46.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원하며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 회당의 높은 자리와 잔치의 윗자리를 좋아하는 서기관들을 삼가라
47.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니 그들이 더 엄중한 심판을 받으리라 하시니라

2001년부터 매년 <교수신문>에서는 시대의 지성인이신 대학교수님들의 추천을 받아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는데, 전국의 1,300여명의 대학교수님들의 추천을 받고 추천위원단과 예비심사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2024년 1월, 교수님들에게 선정된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이다.


이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으로, 장자(莊子) 산목(山木)편에서 장자가 조릉의 정원에 갔다가 얻은 깨달음에서 유래되었다. 어느 날 조릉(雕陵)의 정원에서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한 장자가 이를 잡기 위해 다가갔는데도 새가 움직이지 않음을 이상히 여겼다. 자세히보니, 까치는 눈 앞에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자기 앞에 매미를 노리고 있었고, 매미는 나무 그늘에서 쉬느라 사마귀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매미, 사마귀, 까치 모두 당장 눈 앞에 이익에만 마음을 뺏겨 자신이 처한 위험을 몰랐고, 여기서 깨달은 장자가 놀라 자신의 뒤를 돌아보니 정원 관리인이 화가 나서 다가와 함부로 들어온 장자를 책망하였다. 장자 역시 눈 앞의 이익만 보다가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늘 예수님의 꾸지람 속의 서기관들의 모습이 매미 혹은 사마귀 혹은 까치의 처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지위와 권한를 이용해서 눈 앞에 이익만을 좇는 이들은 사실 구원이라는 복음의 그늘에서 멀어지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서기관들만의 문제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종교인, 그리고 신앙인이라면 모두에게 해당하는 예수님의 꾸지람이라 생각한다. 눈 앞의 문제만 바라보다가 복음에서 멀어진 나의 처지를 알지 못하고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지는 않은지, 날마다 말씀에 비추어 점검하고 뒤돌아봐야겠다.


내게 유익한 무언가 있을 때에 그것으로 인해 '의(義)'를 잊기보다는 오히려 감사하고 주의 은혜를 기억해내길 소망한다. 이것은 '견리사의(見利思義)', 즉 '이익을 눈앞에 두었을 때 옳음을 생각하는 것'이라 하여 공자(孔子)가 논어(論語)에서 이른 말이다. 성도에게 옳은 것의 기준은 하나님께 있으니, 날마다 그것을 떠올리며 감사히 또 무사히 하루를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견리망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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