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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May 14. 2024

샐리의 법칙(Sally’s law)

새벽#17일차 누가복음 22:54-62

(누가복음 22:54-62)
54. 예수를 잡아 끌고 대제사장의 집으로 들어갈새 베드로가 멀찍이 따라가니라
55. 사람들이 뜰 가운데 불을 피우고 함께 앉았는지라 베드로도 그 가운데 앉았더니
56. 한 여종이 베드로의 불빛을 향하여 앉은 것을 보고 주목하여 이르되 이 사람도 그와 함께 있었느니라 하니
57. 베드로가 부인하여 이르되 이 여자여 내가 그를 알지 못하노라 하더라
58. 조금 후에 다른 사람이 보고 이르되 너도 그 도당이라 하거늘 베드로가 이르되 이 사람아 나는 아니로라 하더라
59. 한 시간쯤 있다가 또 한 사람이 장담하여 이르되 이는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와 함께 있었느니라
60. 베드로가 이르되 이 사람아 나는 네가 하는 말을 알지 못하노라고 아직 말하고 있을 때에 닭이 곧 울더라
61.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62.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예수님이 잡혀가던 날,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한 일은 유명한 사건으로 성경에 기록되어있다. 베드로는 예수의 제자들 중에서도 우수하고 잘 섬기는 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그가 세 번이나, 그것도 저주의 말과 함께 예수를 부인한 사건을 통해 성경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이미 그는 예수님을 통해 부인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자신의 확고한 믿음에 대한 확신으로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린도전서 말씀에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라고 하신 것과 같이 우리가 자신감이 충만하고 그것이 지나쳐 교만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한다. 그럴 때 반드시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If anything can go wrong, it will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뜻의 이 말은, 1949년 미공군의 에드워드 머피(Edward A. Murphy) 대위가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해서 '머피의 법칙(Murphy's law)'으로 알려져있다. 베드로가 처음에 예수님으로부터 자신이 저지를 실수에 대해 미리 들었을 때, 겉으로는 그럴리 없다고 확고히 말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예수님의 말씀이니 그 내용을 떨쳐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닭이 울었을 때,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통곡하게 된 것이다.


사실 머피의 법칙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만일 베드로의 마음에 반대의 생각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샐리의 법칙(Sally’s law)'은 라이너(Rob Reiner) 감독의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에서 비롯된 말로, 우연히도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나에게 유리한 일이 자꾸 생기는 것을 뜻하는 말로 종종 사용된다.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하게 될 거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결단코 부인하지 않으리라는 자기 믿음의 실력을 바라보기 보다는 예수께서 도우신다면 항상 믿음의 고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는 일을 마음에 품었다면 어땠을까.


늘 기도하면서도 '아 근데, 만약 안되면 어떡하지..'라며 안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마음 구석에 늘 남겨두었는데, 이제는 불안한 고백보다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내가 바라는 것을 구하고, 응답주실 것에 미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중요한 것은 기도함에 있어서 주님만이 나의 기도에 응답을 주실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주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다.



영화〈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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