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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May 15. 2024

발끝 신앙

새벽#18일차 누가복음 22:63-71

(누가복음 22:63-71)
63. 지키는 사람들이 예수를 희롱하고 때리며
64. 그의 눈을 가리고 물어 이르되 선지자 노릇 하라 너를 친 자가 누구냐 하고
65. 이 외에도 많은 말로 욕하더라
66. 날이 새매 백성의 장로들 곧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모여서 예수를 그 공회로 끌어들여
67.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이거든 우리에게 말하라 대답하시되 내가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할 것이요
68. 내가 물어도 너희가 대답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69. 그러나 이제부터는 인자가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으리라 하시니
70. 다 이르되 그러면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 대답하시되 너희들이 내가 그라고 말하고 있느니라
71. 그들이 이르되 어찌 더 증거를 요구하리요 우리가 친히 그 입에서 들었노라 하더라

예수를 죽이고자 하는 이들은 적당한 죄목을 찾고자하여 죄로 삼을만한 구실을 스스로 말하도록 유도한다. 이에 예수님은 그들이 무엇을 의도했는가에 상관없이 자신의 사명과 더불어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밝히고 계신다.


예수를 닮고자 하는 성도로서의 삶에서도 세상으로부터 이와같은 질문을 종종 받게될진데, 나는 과연 그리스도인으로서 나의 사명과 나의 정체성에 대해 얼마나 담대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가? 사실 내 주변에 내가 그리스도인이며 교회를 열심히 섬기는 일에 대해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왠지 회사에서의 나의 업무관련 이야기를 할 때 만큼의 짜임새 있는 전개는 되질 않는다. 그렇게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이 나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다. 내 입으로 나오는 계획이 구체적이면 구체적일 수록 이것은 하나님의 계힉이 아닌 나의 계획 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시야가 그리 넓지 못한 것 같다. 정확히는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태도가 있는 듯 하다. 뛰어난 바둑 기사처럼 인생의 몇 수를 내다보며, 그것을 기반으로 지금 한 수, 한 발자국을 내려놓기가 참 어렵다. 나는 그저 내 발 끝만 바라보며 겨우겨우 한 걸음씩 내 딛는다. 그러나 내가 가야할 길과 나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기에 그리 걱정이 되진 않는다. 내가 두 눈을 감고 걷는다 할지라도 올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으로 나의 정체성이 아닐까. 그 가운데 주어지는 모든 일이야 말로 나의 사명이 될 것이다.


자신을 궁지에 넣으려는 이들 가운데에서도 '내가 그니라' 라며 담대히 말씀하신 예수님처럼, 세상 가운데 나도 주를 의지함으로 담대하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인생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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