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89일차 출애굽기 33:7-11
7. 모세가 항상 장막을 취하여 진 밖에 쳐서 진과 멀리 떠나게 하고 회막이라 이름하니 여호와를 앙모하는 자는 다 진 바깥 회막으로 나아가며
8. 모세가 회막으로 나아갈 때에는 백성이 다 일어나 자기 장막 문에 서서 모세가 회막에 들어가기까지 바라보며
9.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때에 구름 기둥이 내려 회막 문에 서며 여호와께서 모세와 말씀하시니
10. 모든 백성이 회막 문에 구름 기둥이 서 있는 것을 보고 다 일어나 각기 장막 문에 서서 예배하며
11. 사람이 자기의 친구와 이야기함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모세는 진으로 돌아오나 눈의 아들 젊은 수종자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니라
어릴 적 나는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지구가 아닌 우주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외계인 존재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졌다.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가 모르는, 밝혀지지 않은 존재의 역사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면서도 끝맺을 수 없는 상상의 나래를 이어갔다.
책이나 영화에서는 이러한 상상력을 즐겁게 해주는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우주와 외계인, UFO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여전히 그 소재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 중에 오래전 봤던 영화 '콘택트(Contact, 1997)'가 굉장히 인상깊었다. 천체 물리학의 교본과도 같은 '코스모스(Cosmos, 1980)'의 저자이자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의 SF소설을 원작으로 1997년 '로버트 저메키스(Robert Zemeckis)' 감독에 의해 탄생한 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UFO나 외계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도 미지의 존재와의 강한 교감과 만남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영화이다. 인간은 그동안 미지의 존재를 궁금해 하고, 그들과 대화하고 싶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했지만 대부분의 영화나 작품 속에서 그 존재들은 호전적이며 단순했고 만남 전까지는 신비로웠을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의 조우(遭遇)는 그 이후를 더욱 궁금하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던 것 같다.
오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모세와 그 광경을 바라보는 백성들의 태도가 이와 비슷한 느낌이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하나님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없어도 궁금하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를 알고 싶어했던 백성들이, 드디어 간접적으로나마 하나님과의 대면하는 이 모습 이후로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자기 죄를 회개하며 거룩한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단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고 교제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제 내가 그 분과 친분이 생겼고, 그의 전지전능함을 등에 업고선 두려울 것이 없는 망나니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바운더리에 어울리고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회개하고 거룩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변화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그리고 친밀해질수록 나의 부족함과 죄에 대하여 회개하는 낮고 겸손한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삶 속에서도 훌륭하고 멋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항상 돌아보고 점검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겸손함이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