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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Aug 03. 2016

로또 1등에 당첨이 된다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1. 로또 1등에 당첨

만약 내가 로또 당첨이 된다면?

로또까진 아니라도 큰 돈이 생긴다면 어떨까?


TV나 매체를 통해 접한 1등 당첨자의 사례를 보면, 처음에는 그 돈으로 빚을 갚는다던가 집이나 차를 구입한다던가 등등 하고 싶었던,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지만 결국에는 그 큰 돈을 감당하지 못해서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들은 적 있다.


'나라면 그렇지 않을텐데, 망하지 않고 잘 쓸 수 있을텐데, 생기기만 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아마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노력없이 얻어진 댓가앞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람은 연약하여 작은 유혹에도 잘 무너지기에 이러한 큰 유혹 앞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한 때는 나도 로또에 대해 소망을 가져본 적 있다. 지금도 가끔 살 때가 있는데, 만약 된다면 어떻게 돈을 찾고, 어디다가 어떻게 돈을 쓰고, 어떻게 저축하고, 어떻게 베풀지에 대해 수도 없이 계획을 세워봤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계획이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달라졌다기 보다는 좀 복잡해졌다. 내가 1등에 당첨이 되면 정말 행복한 걸까? 물론 행복해질 수 있겠지. 없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당첨자를 1세대로 볼때 그의 자녀인 2세대, 그리고 그의 자녀인 3세대 이후의 가족들에게는 과연 이것이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2. 재벌들의 갑질논란

이러한 나의 생각은 요즘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재벌들의 갑질논란'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땅콩회항, 라면상무,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까지 그 사례도 정말 다양한데 이들의 사건들에는 유사한 점이 있다. 그것은 이러한 도의적 문제를 일으킨 대부분의 재벌들이 1세대가 아닌 그들의 자녀 혹은 손주인 2세, 3세 이후인 이른바 '금수저'로 불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는 재벌 2세, 3세들도 많이 있다. 사실 재벌 2세라고 해도 창업주인 그들의 아버지 세대 혹은 할아버지 세대가 힘들게 사업을 일으키고 고생해 온 과정을 보며 성장해온 이들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기업에 리스크가 될만한 사건을 잘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에서 부족할 것 없이 성장해온 2세, 3세들은 기업운영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되고, 배려와 희생같은 도덕성에 있어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미국의 모습은 어떨까. 미국을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창업주인 1세대가 운영하거나, 1세대의 은퇴 후엔 새로운 CEO를 세워 유지가 되는 기업들이다. 한국의 대기업들 처럼 창업주의 자녀, 손주들이 기업을 소유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은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사회적인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리스크는 전 임직원과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철저하게 능력있는 사람만이 기업을 운영하고 관리하도록 한다.


그럼 그들의 자녀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갈까? 

1. 200개가 넘는 분야의 사업을 하는 영국의 초대형 그룹인 버진그룹의 창업주 Richard Branson은 본인 스스로도 12살부터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자수성가한 능력자이지만, 놀랍게도 그의 아들에게는 수많은 사업 중 단 한개도 물려주지 않았다. 그의 아들 Sam Branson은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지 않고 영화 제작자로서 데뷔했다. 
2. Marvel사의 영화 'IRON MAN'의 주인공 'Tony Stark'(Robert Downey Jr. 扮)의 실제 모티브가 된 기업가로 알려진 ORACLE의 창업주 Larry Ellison은 실리콘 밸리의 악동으로 불릴만큼 엉뚱하고 사치스러운 삶으로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왔으나, 대담하고 직관적인 운영 마인드로 성공한 기업가이다. 그의 아들 Davies Ellison 역시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기는 커녕 대학을 중퇴하고 영화배우 겸 제작자로 활동을 시작한다.
3. Newyork 시장으로 유명했던 정치가이자 기업가 Michael Bloomberg는 Bloomberg 통신의 창업주로서 정치와 사업 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능력자이다. 그의 딸 Georgina Bloomberg 역시 기업을 물려받지 않고 승마선수로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물론 일부의 사례를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녀들의 결혼까지도 기업의 인수합병 등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해왔던 한국의 기업가들과는 너무도 다른 행보에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자신만의 길을 힘겹게 가는 것 보다는 아버지, 할아버지가 일궈놓은 기업을 물려받아 평탄하고 넉넉한 삶을 사는 것이 훨씬 편하고 좋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진정 어느 쪽이 행복한 인생일지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3.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9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는 당시 영화 제목과 같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한 줄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전교 1등 학생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어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당시 입시과열로 치닫던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이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진지도 어느덧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돈과 권력. 이것을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도 1등 성적을 강요하는 안타까운 세태가 여전히 남아있다.


누가 행복을 강요할 수 있겠는가. 행복은 돈이 많다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권력으로 빼앗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성적순은 더더욱 아니다. 내가 로또 1등에 당첨된다고해서 행복해질까? 그 당장은 즐거운 생각들을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 더 큰 욕심을 위해 사람은 죄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버릴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알고있다. 내가 어떻게 어떻게 버텨낸다 한들, 내 아들, 아들의 아들. 노력없이 얻어진 댓가에 대하여 감사하기나 할까? 


류승완 감독의 영화 "부당거래" 에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호의가 계속 되면 그게 권리인줄 알아요.


그렇다. 정말 그렇다.

"너희 중에 아버지 된 자로서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누가복음 11:11~13-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다. 자식에게 풍족하고 좋은 것만 주려는 것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마음이다. 하지만 부모가 주는 모든 것에 대하여 늘 항상 감사히 여기는 자녀가 얼마나 될까. 오히려 부모가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신들의 권리로 여기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 처럼 되어있는 안타까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우리가 배부름에 대하여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배고픔을 알기 때문이며, 시원한 물 한 잔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목마름에 갈급함을 알기 때문이다. 나의 자녀들이 감사를 모르는 아이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부족하고 어렵고, 힘든 시기를 스스로 경험해보길 바란다. 그리고나서 자신들에게 내밀어진 손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마음 깊이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감사를 표현하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주시며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 가르치셨다. 풍족함이, 넉넉함이 오히려 연약한 우리들에겐 교만과 나태함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을 경계하셨다. 그리고 날마다 먹을 것과 우리의 살아갈 모든 것을 예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을 가르치셨다.


나의 아이들의 삶에 감사가 넘쳐나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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