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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사원 Apr 09. 2019

신개념 주거 라이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x 황선우의 완벽한 동거



친구와 단둘이 여행을 가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한 번은 싸우기 마련이다. 아니, 싸우지 않더라도 '쟤는 정말 왜 저럴까?'하고 의구심이 드는 일은 꼭 하나쯤 있다. 며칠 가는 여행에서도 삐그덕 대기 쉬운 것이 친구이건만, 무색하게도 김하나와 황선우는 둘도 없는 완벽한 동거인이다.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신기했던 것은 김하나의 '대수롭지 않음'과 황선우의 '대수로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하나는 대수롭지 않게 (다양한 이유로) 6천만 원이나 더 비싼 집을 계약하려고 하지만, 황선우는 몇천만 원의 대출금에도 벌벌 떠는 쫄보에 가깝다. 김하나는 꼭 필요한 물건을 적재적소에 한 개씩 배치하는 미니멀리스트지만, 황선우는 필요하지 않아도 최대한 많이 모아놓고 보는 맥시멀리스트다. 다름과 다름이 만나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을 연출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기억에 남는 구절은 1월 1일마다 수건을 일괄 교체한다는 김하나의 말이었다. 뽀송하고 보드라운 수건을 새롭게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반듯한 생활이 시각적으로 증명되는 것 같아 자존감이 올라간다. 수건의 유통기한은 당신이 수건을 바꾸는 그 때라는 말,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입던 옷을 버리길 아까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다. 그것과 김하나의 쿨한 삶은 일맥상통한다.





김하나와 황선우는 사회 통념적으로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결혼'이 불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보니 자취에서 독신이, 독신에서 W2C4(두 여자 네 고양이) 동거 형태를 갖게 되었을 뿐. 자신에게 맞는 주거 형태를 찾아 만족스럽게 살면 그만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통해 사회 초년생, 여성 직장인으로서 동경의 대상으로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두 사람의 일상을 엿본다는 생각만으로도 일상에 활력이 되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저들처럼 멋지게 살까 고민해보기도 하고, 무엇보다 누가 뭐래도 행복해야지 하며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일상은 별게 없다. 행복 또한 별 것이 없다. 하루하루 치이는 삶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충분히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하나와 황선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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