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7살 때의 일이다.
작은 우리 동네에 풍선 파는 아저씨가 왔다.
나는 눈을 반짝이며 엄마한테 풍선을 사 달라 졸랐다.
그리고 내 손에 들어온 동그란 풍선에는 곰 모양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나는 둥실둥실 떠 있는 풍선의 실을 팔목에 감고 빌라 앞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았다.
풍선을 한시도 손에서 떼 놓고 싶지 않았다.
어릴 때 나는 한번 손에 들어온 내 것을 소중히 여겼다.
어느 순간 손목에 실이 느슨해졌나 보다.
고무줄놀이할 때인가? 아니면 아이들과 뛰어놀 때인가.
갑자기 실이 스르륵 풀려 풍선이 하늘 위로 둥실 떠올랐다.
나는 일순간 멍하니 풍선을 바라보다가 펄쩍 뛰었다.
손끝에 스친 실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순식간에 하늘 위로 떠오른 풍선을 쫓아 나는 달렸다.
정말 달리면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늘만 바라보며 열심히 달렸다.
집 옆 공터를 넘어, 뒷산까지 말이다.
결국 나는 산 중간 커다란 물웅덩이 앞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숨을 헐떡이며 손톱만큼 보다 더 작아진 풍선이 산을 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았다.
나는 잡을 수 없는 풍선 향해 계속 손을 뻗었다.
처음 느껴보는 좌절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