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

나를 열면 글들이 걸어 나오면 좋겠다

by 글똥

마치 은경이 말하는 송, 이름이 말하는 성처럼 영화 제목이 된 그녀 아녜스 바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세상의 바다와 평생을 살았다 해도 부족하지 않을 그녀의 인생. 그래서 그녀는 영화에서 '나를 열면 해변이 보인다'라고 했던가. 나희덕의 《예술의 주름들》을 읽다가 만난 영화감독 그녀, 올레 TV로 시청한 영화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


'내가 영화를 보았다'가 아닌 '영화가 내게로 왔다'는 문장으로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를 열면 무엇이 보일까. 오래 생각했다. 노랑? 빨강? 슬픔? 어떤 것도 그녀의 해변을 이기지 못할 것이란 걸 알기에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천천히 그녀의 해변을 걸어보기로 한다.


그녀의 해변에는 '느릿느릿'이 있고 '여유'가 있다. 나의 유토피아는 어디일까. 나의 해방, 나의 방은 어디일까. 감히 책, 행간과 자간 사이를 뚫고 나를 향해 직진하는 검은 글들, 이라고 말해도 될까?


이제, 늙어가는 나를 열면 형용사들이 걸어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