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池가 얼었다. 결빙의 자리에 정오의 햇볕이 가득하다. 돌을 주워 던졌다. 빛나는 얼음의 표면이 얇게 부서지더니 돌은 저만치 미끄러졌다. 돌과 얼음이 부딪친 찰나에 허공을 가르는 새소리, 핏핏핏피이이이.
좀 더 큰 돌을 힘껏 던졌다. 맑은 얼음 위에서 나직이 몸을 낮추고 어슬렁거리고 있던 칼바람이 내가 던진 돌을 덥석 물었다. 바람과 얼음과 돌이 겨울의 꼭짓점에서 만나 펑! 하고 터지자 퐁! 하고 솟아나는 물. 자궁을 열고 태를 밀어내듯 경계를 뚫고 나와 노래하는 겨울새 한 마리. 핑그르르 춤추는 돌이 멈추고서야 새의 노래도 끝났다.
별안간, 날개를 펼친 새들이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목청을 높인다. 물속에 잠든 제 동지들의 울음소리를 들은 게다. 허공을 수놓는 고음이 거미줄처럼 번지더니 햇살을 타고 내려온다. 곧 그 소리는 사방을 둘러싸고 나는 결국 가던 길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돌멩이를 가득 주워 숨은지 둑에 앉아 겨울의 노래를 듣는다.
삭막한 풍경이 없는 겨울은 얼마나 삭막할까. 북풍에 닻을 올리고 인도양과 대서양을 건너온 겨울새가 결빙의 침묵과 고독의 시간 사이로 날개를 펴고 높이 날아오른다. 핏핏핏피이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