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4
3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위대함을 한 번 더 실감하게 되는 장이다. 프톨레마이오스 덕분이다. 그는 이집트의 도서관에서 2세기부터 활약한 학자이다. 그의 뒤를 이어 많은 학자가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점성술과 천문학, 물리학과 연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초석을 마련했다. 다음은 내가 받은 그들의 편지다. 그중 일부를 공개한다.
반갑소. 나는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라오. 지난번 당신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매우 반가웠소. 지금은 불타 없어진 문서들을 추억하는 이들이 올 때마다 나의 숨결은 그의 주위를 맴돌며 기뻐 춤을 춘다오. 그날도 나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그대의 호흡에 섞여 찬란한 나의 기억을 공유하고자 하였소. 그대가 사는 현대는 천문학과 점성술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소. 그러나 나의 시대는 달랐다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천문학자임을 잊지 않았소. 많은 별에게 붙여진 이름들, 그 별들의 밝기를 기록한 것, 지구가 구형인 이유를 나름 애써 밝힌 것,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는 공식의 확립, 우주의 모형을 제시한 것에서 그것을 증명할 수 있소. 그대가 문학하는 벗들과 일식과 월식의 감동을 나눌 때, 앞으로는 나의 이름도 함께 추억해 주길 바라오. 달 주변에서 서성이는 나의 오래된 숨결도 함께 말이오.... 그리고 그들에게 나의 마지막 말을 꼭 전해 주길 바라오. "나는 한갓 인간으로서 하루 살고 곧 죽을 목숨임을 안다. 그러나 빽빽이 들어찬 저 무수한 별들의 둥근 궤도를 즐겁게 따라가노라면, 어느새 나의 두 발은 땅을 딛지 않게 된다."
안녕, 나는 케플러야. 내 이름이 생소하지는 않겠지? 나는 1517년 독일에서 태어났어. 내가 개신교 신학교를 다닌 것을 알 거야. 그곳은 매우 특별한 곳이었지. 가톨릭에 대항하기 위해 신학적 무기로 훈련시키는 곳이었거든. 꽃을 피웠던 고대의 과학 문명이 종교의 억압으로 1,000년 동안 침묵에 빠져 있었던 것을 알거야. 그리고 그 사실은 중세 후기가 되어서야 드러나기 시작했어. 드디어 나의 귀에도 그 과학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지. 나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 바라건대 튀코 브라헤를 욕하지 말길 바라. 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실 수학자의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그의 사치와 허영을 능가하는 재주가 그에게 있었다는 뜻이니. 그리고 그가 화성을 연구하라고 했기 때문에 내가 행성의 진짜 궤도 모양을 발견하게 됐으니 말이야. 나로 인해 최초로 천체의 운동을 설명하는데 신비주의가 배제된 것은 알고 있지? 나는 천문학이 물리학의 일부라고 주장했지. 내가 소리들의 화음, 즉 행성들마다 움직임과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음정으로 표현한 것은 너무 재미있지 않니? 나는 지구의 음정이 파와 미라고 생각했어. 당신의 생각은 어때? 시간이 나면 내가 쓴 공상 과학 소설 <솜니움(꿈)>도 읽어보길 바라.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나는 수학 계산의 수레바퀴에만 매여 있는 게 싫었어. 나의 유일한 기쁨이 철학적 사색이었다는 것을, 네게만 말해 줄게. 그 사색으로 말미암아 나는 알게 되었지. "미래의 하늘에는 천상의 바람을 잘 탈 수 있는 돛단배들이 날아다니고 우주 공간은 우주의 광막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탐험가들로 가득할 것"이라는 것을. 어때? 지금 너의 세상은 과연 그러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