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원사에 진달래가 폈다는
오라비의 전갈이 왔다
젊은 막내는
신선이 된 형,
워프 항법으로 지리산을 점령한 형이 부럽다 했다
인생이 눈 깜짝할 새라면
두 시간은 순간 이동이 아니겠느냐
오라비의 느긋한 농담에
뒹굴던 자리 박차고 일어나 창문을 연다
코끝에 그 향기가 머물고
마음에 그 꽃들이 핀다
바람에 묻어온 지리산 진달래의 흔적
그뿐이랴
섬진강 바위틈
물꽃으로 피어나는 벚굴
재첩들은 우후죽순
섬진강 자갈길을 만들고
맨발로 모래톱을 걸으면
발가락 사이마다
봄이 춤추며 흘러내린다는
지리산으로
봄 찾아 떠난
오라비의 글에는
진달래보다 더 붉은
진달래보다 더 짙은
생의 꽃들이
시방
쉴 새 없이 피어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