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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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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Mar 17. 2024

지리산

지리산 대원사에 진달래가 폈다는

오라비의 전갈이 왔다


젊은 막내는

신선이  형,

워프 항법으로 지리산을 점령한 형이 부럽다 했다

인생이 눈 깜짝할 새라면

두 시간은 순간 이동이 아니겠느냐

오라비의 느긋한 농담에

뒹굴던 자리 박차고 일어나 창문을 연다


코끝에 그 향기가 머물고

마음에 그 꽃들이 핀다

바람에 묻어온 지리산 진달래의 흔적


그뿐이랴

섬진강 바위틈

물꽃으로 피어나는 벚굴

재첩들은 우후죽순

섬진강 자갈길을 만들고

맨발로 모래톱을 걸으면

발가락 사이마다

봄이 춤추며 흘러내린다는


지리산으로

 찾아 떠난

오라비의 글에는

진달래보다 더 붉은

진달래보다 더 짙은

생의 꽃들이

시방

쉴 새 없이 피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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