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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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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Jul 14. 2024

점묘법으로 내리는

비 내리는 날

소식 뜸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기다렸다는 듯 급히 오겠다는 짧은 기별을 남긴

나는 서둘러 밥을 먹고 비옷을 챙긴다


숲은 온통 초록의 클로버와 흰 개망초 세상

흔들리는 바람 따라 여름을 한 바퀴 돌았다

이미 져버린 샛노란 모감주나무꽃

못다 핀 서머라일락

붉어지기 시작하는 목백일홍

혼자 가을처럼 늙어버린 소리쟁이

점묘법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오후를 걷는 맨발의 시간

신의 거룩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아직 여름진행형이다

콕콕 톡톡 툭툭

점점이 이어진 삶 속에서

바야흐로 7월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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