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지의
붉은 줄장미와
초록잎 나무들이
바람에게 길을 내주고
스르륵 사르륵
노래하는 사이
갈퀴나물꽃들이
김의털에게
엉겅퀴에게
몸을 휘감고
마구
꽃을 피우는 사이
몽글몽글
성암산의 유록색들
오월의 중턱에 가지를 뻗어
성큼성큼
내게로 걸어오는 사이
보글보글
봄이 끓는다
신록의 봄
보라의 봄
빨강의 봄
중산지 오리들이
날개를 퍼득이며
하늘로 날아다니는 이유
물 속의 물고기들이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이유
심장이 콩닥콩닥
가슴이 벌렁벌렁
마음이 천방지축 오르내리는 이유